빌라(연립·다세대)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내년 상반기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분양시장도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본지가 부동산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내년 상반기 빌라 가격이 오를 것이란 답변은 1명에 불과했다. 5명은 보합, 4명은 하락을 전망했다. 하락 폭은 4명이 1% 이상~5% 미만, 1명은 5% 이상을 예상했다.
전세사기 여진으로 인한 빌라 기피 경향, 아직 부족한 아파트·오피스텔의 가격 회복 등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한국부동산원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는 전국 기준으로 0.31%(1~11월) 하락했다. 수도권(-0.04%)은 서울이 0.95% 오른 영향으로 보합에 머물렀지만 지방은 1%가량 하락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빌라는 대체로 5% 미만의 하락률을 보이겠지만 지역에 따라 5% 이상 떨어지는 곳이 있을 수 있다"며 "만약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 기준이 강화되면 내림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보합이란 응답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1% 이상~5% 미만 상승, 1% 이상~5% 미만 하락이 각각 2명이었다. 올해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국 기준 1.49% 떨어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주요 지역에서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방 2개 이상 구조의 오피스텔은 가격이 오를 수도 있으나 원룸형이나 작은 거실+방 1개 정도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 등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분양시장은 서울과 그 외 지역의 온도 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서울 분양시장 호조를 예상했다. 열기가 식을 것으로 관측한 사람은 없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은 내년까지는 어느 정도 청약과 입주 물량이 있지만 2026년부터는 수요자들이 기대할만한 단지가 없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60~70점으로도 당첨이 어렵고 계속 분양가가 높아져도 완판 행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은 입지가 좋아 선호도가 높은 일부 지역 또는 단지로만 수요자가 몰리고 그렇지 못한 곳은 미달이 속출하는 차별화를 예상한 전문가가 8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명은 전반적인 호조를 전망했다.
지방도 차별화 전망이 6명으로 우세했으나 침체할 것이란 전문가도 4명으로 만만치 않았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수도권은 서울에 대한 접근성이 양호하거나 입지가 뛰어난 곳만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이라며 "지방은 일부의 핵심지역을 제외하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 시작될 3기 신도시 분양은 전반적으로 흥행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워낙 공급 물량이 없기 때문에 3기 신도시 분양은 잘 이뤄질 것"이라며 "서울 접근성과 입주 시 교통 여건 개선 등을 고려하면 하남 교산과 고양 창릉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3기 신도시 분양에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제경 소장은 "아직 토지보상도 다 끝내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아 착공과 본청약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3기 신도시 발표가 처음 나왔을 때보다 공사비가 올라 분양가가 상승할 것이란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