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재개 통해 반전 기회 모색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성분 변경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향후 검찰 수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투약 환자 안전관리 종합 대책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의 2액 세포 유래에 대해) 저희가 착오는 있었지만 자료 은폐나 조작 등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보사 주성분인 1액 세포(연골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전자의 전달체로 사용되는 2액 세포(형질전환된 보조세포)의 유래를 잘못 알았고, 그 사실을 모른 채 품목허가를 신청했다는 기존의 주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음을 인정한다”며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한 세포확인 기법은 현재의 발달된 첨단기법의 기준으로는 부족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품목허가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자료를 허위로 규정하고, 세포 변동 사실을 알고도 일부러 은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28일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하고, 회사를 형사고발했다. 식약처는 청문회 결과까지 종합해 전날 허가 취소를 최종 확정했으며, 코오롱생명과학은 즉시 행정소송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인보사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것을 알면서도 시판을 위한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을 추진했는지의 진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수사 과정에서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소명하고,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확실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2017년 7월에 이미 인보사에서 신장세포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유전학적 계통검사(STR) 결과를 전달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필요한 데이터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2액의 특성상 애초에 STR 검사가 필요하지 않았으며, 코오롱티슈진의 실무자가 요청받은 다른 자료와 함께 론자의 STR 검사 자료를 함께 보냈고, 우리는 그대로 미쓰비시다나베에 보냈을 뿐”이라며 “당시 자료를 요청했던 미쓰비시다나베 역시 올해 이슈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STR 검사 자료를 받았는지조차 몰랐다”고 주장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중단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코오롱티슈진은 15일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시기를 늦출 전망이다.
이 대표는 “FDA가 자료를 접수하면 법적으로 30일 이내에 답변을 해야 하는데 8월 말까지 휴가 기간이라 전문가들도 이 시기를 피해서 접수하는 것을 조언했다”면서 일러도 9월 이후에나 FDA의 결론을 알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투여 환자의 안전관리를 위한 종합 대책안도 발표했다.
코오롱 측은 “현재까지 1725명의 인보사 투여 환자가 장기추적조사를 위한 등록을 마쳤으며 15년 동안 임상시험 수준의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추적관리를 실시하겠다”면서 “10월까지 3700여 명 환자 전원의 등록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