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입력 2024-11-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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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가족이 맞는지, 아닌지 밝혀라…물어보면 될 일”
친한계 “고발 조치 이뤄지면 실체 드러날 것”
한동훈 “불필요한 자중지란 빠질 일 아냐”

▲21일 충북 청주시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당 당원교육에서 한동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대 정치적 위기인 ‘위증교사 재판’을 코앞에 두고도 친윤(친윤석열)계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친한(친한동훈)계는 논란 차단에 힘쓰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비방글에 대해서는 본인이 쓴 글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올라온 글에는 ‘맞다 아니다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친윤계에서는 연일 한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사 똑 부러진 한동훈 대표는 어디로 갔나”라며 “밝힐 수 없는 것인지, 밝힐 자신이 없는 것인지 당원과 국민에겐 간단한 일이 왜 당대표 앞에선 어려운 일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해결은 간명하다. ‘가족이다, 아니다(를 밝히고)’, 가족이 아니라면 ‘도용’에 대해 조치하겠다(고 하면 된다)”라며 “당대표로서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도 전날 “한 대표가 부인, 모친, 장인, 장모, 딸에게 물어보고 본인들이 쓴 글이 맞는지 확인한 후 결과를 밝히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며 “가족들에게 물어보면 될 일인데 왜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불법이 아니다’라고 계속 우기면, 고의로 논점을 회피하면서 뭔가 숨기려 한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의혹을 잠재우기는커녕 도리어 키우며 내부분열을 부추기는 ‘동문서답’은 변화와 쇄신에 부합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도 “한 대표가 자꾸 법률문제로 끌고 가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정치 문제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한 대표가 지금 당원 게시판 문제를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당의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친한계에서는 논란 차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당원 게시판 논란은 지난여름 전당대회 당시의 이른바 ‘읽씹(읽고 무시)’ 논란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읽씹 논란은 한 대표의 전대 압승으로 일단락됐고, 최근 명태균 사태로 ‘그때 한동훈이 읽씹 안 했으면 당 전체가 쑥대밭이 될 뻔했다’로 말끔히 정리됐다”고 주장했다.

신 부총장은 이어 “당원 게시판 소동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다”라며 “문제의 글 1068개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금주 중 고발 조치가 이뤄지면 누가, 왜 ‘한동훈 죽이기’에 나섰는지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 대표도 21일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한 일이 있다면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로서 잘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친한계 서범수 사무총장도 “한 대표 가족들은 공인이 아니지 않나.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그걸 가지고 어떤 사람이 뭘 썼는지 뒤져볼 수가 있겠나”라며 친윤계에서 주장하는 ‘당무 감사’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에둘러 표했다.

한편, 당 사무처는 최근 한 대표와 가족들 이름으로 작성된 1068건의 게시글을 조사한 결과 ‘한동훈’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글 161개 중 수위 높은 욕설이 포함돼 문제가 될 만한 글은 12건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대표 가족들의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글 907건은 언론사 사설·기사 250건, 격려성 글 194건, 단순 정치적 견해를 담은 글 463건으로 분류됐다. 이를 바탕으로 당에서는 친윤계에서 주장하는 당무 감사와 관련해 법원의 영장 발부나 선거관리위원회의 확인 등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질적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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