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보다 단기 조정…주도주는 끝까지 AI

KB증권은 2026년 코스피 목표 지수를 기존 7500포인트에서 1만500포인트로 40% 상향 조정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추정치 상향 속도가 지수 상승을 앞서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도 오히려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전망 가운데 사실상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증권이 강세장 시나리오 상단으로 1만2000선을 제시한 바 있으나, 기본 연말 목표치는 975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4일 “현재 코스피 강세장이 역사상 가장 강했던 ‘3저 호황’보다 더 빠르고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AI 투자에서 비롯된 실적 개선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코스피 이익 전망 상향 속도가 지수 상승 속도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메모리 반도체를 희소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봤다. 2026년 AI 2.0인 에이전틱 AI를 거쳐 2028년부터는 피지컬 AI 시대로 확장되면서, 실시간 추론을 위한 메모리 용량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 확보가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은 단순 하드웨어 업체를 넘어 AI 인프라 성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실적 전망도 대폭 높였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25년 91조원에서 2026년 630조원, 2027년 906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은 2026년 919조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늘고, 2027년에는 1240조원으로 10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KB증권은 앞선 5월 전략 자료에서 단기 조정 시점을 6월 전후로 제시했고, 조정 폭은 3월 급락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를 추세 전환이 아닌 단기 과열에 따른 숨 고르기 정도로 해석했다.
일각의 버블 붕괴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KB증권은 버블은 단순히 많이 올랐다고 저절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며, 붕괴를 위해서는 경기 사이클 붕괴나 금리 급등 같은 명확한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이 두 신호가 단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도주 집중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은 지금 시장에서는 “몇 포인트까지 오를까”보다 “언제까지 상승이 지속될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짚었다. 초강세장에서는 몇백 포인트 차이가 의미 없을 수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이런 장에서는 주도주 쏠림이 반복됐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와 전력, 우주, 로봇 등 AI 관련주가 이번 장세의 주도주”라며 “급등 이후에도 상승 업종이 넓게 확산되기보다는 쏠림과 집중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