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올해 들어 2배 급증…K콘텐츠 인기에 K뷰티·패션 인기
롯데ㆍ갤러리아도 모두 증가...외국인 전용 멤버십 강화
체험형 콘텐츠 비롯 VIP 멤버십 등 ‘외국인 모시기’ 가속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국내 주요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K팝 등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패션과 뷰티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대형 백화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화점에서 명품 등 ‘보복 소비’를 하더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관광을 떠나는 가운데, 그 자리를 메워주는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백화점업계도 특화 마케팅에 분주한 모습이다.
24일 유통업계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방문객이 늘면서 백화점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 1월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수는 92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엔데믹에 따른 외국인 방문객 회복으로 전년 동기(46만4442명) 대비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주요 백화점의 매출도 호조세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2월 외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21% 늘며 세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155% 늘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90% 이상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서울 명품관의 외국인 매출도 올해 1~2월 기준 1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다. 1~2월 누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는 외국인 매출이 260억 원을 기록,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1%까지 줄었던 외국인 매출 비중도 올해 10%를 넘었다.
백화점 업계는 전용 멤버십 혜택 강화, 체험형 콘텐츠 강화, K-패션·뷰티 브랜드 확대, 할인 프로모션 등 특화 전략을 통해 ‘외국인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선보여 인기를 끌었던 외국인 대상 ‘체험형 콘텐츠’를 내달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해 선보일 계획이다. 작년 8월 진행한 ‘K-패션·뷰티 클래스’에는 모집 인원의 4배가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신청해 큰 화제가 됐다. 또한, 외국인 손님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K-패션·뷰티 브랜드를 유치도 나선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고객 대상 멤버십을 강화하고 K-패션·뷰티 브랜드와 협업해 차별화한 프로모션을 펼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기존 외국인 멤버십 제도를 재정비, 최상위 등급인 SVIP를 신설해 우수고객 대상으로 추가할인, 사은품 지급 등 구매 혜택을 강화했다.
외국인 고객이 특히 많이 찾는 본점은 지난해 외국인 전용 데스크와 택스 리펀(Tax refund, 여행자의 부가가치세 환급) 데스크를 확장 이전했다. 기존 4~5평에서 30평으로 규모를 크게 확대해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중국 청명절, 태국 송끄란 등 각국의 연휴가 몰려 있는 다음 달에는 외국인 고객을 위한 ‘신백(신세계백화점) 글로벌 멤버스 페스타’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서 사용 가능한 외국인 전용 통합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을 새로 선보였다. 새 멤버십은 적립‧할인 혜택뿐만 아니라 외국인 특화 서비스가 다수 포함됐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점포 내 식당가 예약, 모바일 택스 리펀 신청, 네이버 ‘파파고’ 연결을 통한 통역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통해 외국인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해 충성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외국인 고객을 상대로 약 1시간가량 더현대 서울 내 주요 공간과 운영 노하우 등을 소개하는 ‘더현대 서울 벤치마킹 투어’도 운영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외국인 중 구매력 높은 VIP 고객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국내 처음 도입한 외국인 전용 컨시어지를 비롯해 외국인 전용 멤버십, 글로벌 VIP 라운지 등을 운영 중이다. 연간 1억 원 이상 구매 고객을 상대로 VVIP 서비스 프로그램 ‘THE PSR’도 올해 신규 도입, 외국인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갤러리아는 주력인 명품 콘텐츠 강화에도 나선다. 명품 시계 ‘파텍필립’ 매장 면적을 기존 대비 2배 넓혀 6월 오픈할 예정이다. 아울러 명품관 ‘맛집 로드’로 불리는 식품관 ‘고메이494’도 새로 단장해, 내달부터 10개 브랜드를 차례로 선보이며 이 가운데 8개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