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수사권 ‘헌법상 권한’ 인정 여부 달려
헌재 선례 벽 높아 “뒤집기 어려울 것” 중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향후 헌법재판소를 통한 법적 대응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우선 거론되는 가운데 헌법소원을 통한 법적 다툼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개정안에 대응할 경우 가장 먼저 거론되는 수단은 권한쟁의 심판이다. 권한쟁의 심판은 국가기관 사이 권한의 존부나 범위를 둘러싼 분쟁을 헌재가 판단하는 절차다.
권한쟁의 심판은 권한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60일, 권한 침해가 발생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법률 공포 이후 권한 침해가 현실화된 시점을 기준으로 청구기간이 기산된다고 본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번처럼 법률 공포가 예정돼 권한 침해가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국회 의결 이후 심판 청구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청구가 이뤄질 경우 첫 번째 쟁점은 청구인 적격이다. 헌재는 2023년 ‘검수완박’ 권한쟁의 심판에서 법무부 장관의 청구는 직접적인 수사권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했지만, 검사들의 청구인 적격은 인정했다. 당시 헌재는 검사가 영장신청권을 행사하고 범죄 수사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수사권·소추권 조정을 둘러싼 권한쟁의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이후 핵심 쟁점은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상 권한’으로 인정될지 여부다. 헌법은 체포·구속·압수·수색과 관련해 검사의 신청에 따른 법관의 영장 발부를 규정하고 있지만, 검사의 수사권 자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영장신청 자체가 실질적인 수사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 헌법상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수사권의 근거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검찰도 국회의 입법으로 헌법상 보장된 검사 권한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찰은 헌법상 영장신청권을 근거로 자신들이 가진 수사권이나 인권보장 권한이 국회의 입법으로 침해됐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수완박’ 권한쟁의 심판에서 제시된 헌재 법리를 고려하면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상 권한으로 인정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당시 헌재는 검사들의 청구를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각하하면서 영장신청권은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다른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일 뿐, 여기에서 검사의 헌법상 수사권이 논리필연적으로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익명의 헌법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헌재는 2023년 결정에서 수사권은 입법자가 정할 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헌재 선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재판관 구성이 달라졌고, 당시보다 기존 법리를 유지하는 의견이 더 많을 가능성이 있어 이번에도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2023년 결정을 뒤집을 정도의 다수의견이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헌법소원도 가능한 대응 수단으로 거론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 자체만으로는 기본권 침해가 인정되기 어렵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보완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