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두 번 파업은 피했지만…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갈등 뇌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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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이투데이DB)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6일 파업 예정 시각인 첫차 운행 2시간 전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출근길 교통 대란을 피했다. 올해 1월 파업 이후 8개월 만에 불거진 시내버스 파업 위기는 이번 합의로 모면했지만,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산정 기준'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어 파업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사측)은 이날 마라톤협상 끝에 '임금 3.2% 인상'을 골자로 하는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하지만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다른 지역에서 합의된 '209시간'을 타협안으로 제시했으나 노조는 기존 176시간을 고수했다. 서울시와 사측은 노조 주장대로 176시간을 적용하면 매년 5000억원가량의 재정이 더 필요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갈등의 핵심은 월 단위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을 시간당 얼마로 계산할지 결정하는 '산정 기준 시간'이다. 대법원 판결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임금 모수가 커졌고, 이를 몇 시간으로 나누느냐에 따라 시간당 단가가 크게 달라진다. 노조는 월 만근일수 22일에 8시간을 곱한 '176시간'을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유급 주휴시간 등을 포함해 '230시간' 혹은 '209시간'으로 산정해야 한다며 맞서는 구조다.

노조가 176시간을 고수하는 근거는 지난해 대법원의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 결과다. 노조는 대법원 판단을 토대로 176시간이 법적으로 확정됐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서울시와 사측은 동아운수 판결 요지가 176시간을 적용하라는 뜻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오히려 사측은 앞으로 다른 업체의 소송 결과에서 법원 판단이 209시간이나 230시간으로 바뀔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타 시도는 이미 209시간 수준에서 합의한 것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버스노조의 노동 쟁의 관련 분쟁에 대한 조정 회의에서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조정안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추가 수당 산정 시 실근로시간이 아닌 약정 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일 뿐, 176시간을 적용하라는 말이 아니다"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서울시와 사측은 올해 말부터 속속 나올 예정인 서울 지역 다른 버스업체들의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서 법원의 판단이 209시간이나 230시간으로 바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렇듯 양측의 해석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통상임금 문제는 앞으로도 시내버스 파업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연말까지 서울 지역 버스업체를 상대로 한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연이어 나올 예정이다. 관련 소송 결과가 나올 때마다 노사가 서로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며 항소와 반발을 반복할 가능성 크다. 연말은 물론 내년 임금 협상에서도 통상임금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근본적으로 시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선 시내버스 교섭 구조 개편 목소리도 크다.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 파업 여부와 별개로 버스 운행은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철도와 도시철도, 항공운수 등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어 파업 중에도 필수유지인력을 통해 최소한의 운행이 보장되지만, 시내버스는 전면 파업이 가능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더 늦기 전에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기 위한 법 개정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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