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조건부 1세 하향 미약하지 않나”
추가 국민 의견 수렴 거쳐 최종 결론 도출

강력·중대·반복 범죄를 저지른 만 13세 청소년도 앞으로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부분적으로 한 살을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밝히면서 모든 범죄로 적용 대상을 넓히거나 기준 연령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까지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14일 국무회의에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 4월 말 공론화 절차가 마무리된 지 약 석 달 만이다.
성평등부는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와 전문가·관계부처 협의체 논의를 종합해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모든 범죄에 대해 연령 기준을 일괄적으로 낮추는 대신 범죄 유형과 반복성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하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성평등부가 제안한 조건부 1세 하향보다 연령과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추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한 살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12살인데 살인 행위나 중범죄를 알면서 저지를 수도 있다”며 “중대범죄에 대해서만 한 살 낮추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면서도 “부분적으로 낮출 것이냐 모든 범죄에 대해 낮출 것이냐, 1년을 낮출 것이냐 2년을 낮출 것이냐 이 범위 내에서 다음에 또 토론해보자”며 여론조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의견을 추가 수렴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촉법소년 연령 하향 자체에는 정부 내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연령 기준은 추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연령 하향이 최종 확정되면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도입된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73년 만에 낮아지게 된다.

성평등부는 앞서 3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운영하고 시민 212명이 참여한 숙의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숙의 결과 시민참여단의 46.7%는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고 답했다. 모든 범죄에 대한 일괄 하향은 30.2%, 현행 유지는 17.0%였다.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참여자 가운데서는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자는 의견이 55.8%로 가장 많았다.
숙의 전후로 의견 변화도 나타났다. 일괄 하향 의견은 7.1%포인트(p) 감소한 반면 현행 유지 의견은 11.3%p 증가했다. ‘처벌보다 범죄예방 지원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은 5점 만점에 3.7점에서 4.2점으로 높아졌고, ‘과거보다 촉법소년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인식은 4.2점에서 3.9점으로 낮아졌다.
전문가와 관계부처로 구성된 협의체는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를 존중하되 연령 하향의 효과와 통계적 근거, 소년의 발달 특성, 국제 기준, 보호·교화 인프라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령 하향 여부와 범위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협의체는 소년사법 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촉법소년 전건송치제도 개선과 경찰 조사 가이드라인 마련, 가족치료명령 신설, 보호처분 시설·전문인력 확충 등을 제안했다. 소년보호재판에서 피해자의 진술권과 알 권리를 보장하고 소년범죄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성평등부는 “국무회의 결과 촉법소년 연령을 낮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됐다”면서도 “연령 하향 범위에 대해서는 국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후에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