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5년간 年최대 600억 출자…민간투자 30% 구상

정부가 초순수, 물·에너지 넥서스(융합) 등 국내 첨단 물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대 3000억원 규모 정책기금 조성을 추진한다. 기존 기후테크 산업과 비교해 투자 유치·재정적 지원이 녹록지 않았던 물산업을 위한 별도 재원을 마련해 혁신 물기술 첨단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이러한 내용의 ‘첨단물산업육성기금’(가칭) 조성을 위한 막바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최종 논의를 거쳐 다음달 발표 예정인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에 해당 기금의 얼개를 담는다는 계획이다.
첨단 물기술 보유·개발기업 및 실증·사업화 프로젝트 전용 대규모 투자 재원을 조성해 국내 물산업 첨단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것이 첨단물산업육성기금의 주된 목적이다. 지원 대상은 물·에너지 융합, 초순수, 해수담수화 등 사업성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첨단 물 기술 보유·개발 기업과 관련 프로젝트다.
기금 구조는 ‘재간접 투자’ 방식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가 출자한 모(母)펀드 관리기관이 투자 방향을 고려해 자(子)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고, 자펀드가 실제 투자·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세부 자펀드는 △물기술 스타트업·중소기업 첨단화 △첨단 물기술 실증·사업화 △수요처 연계형 물기술 프로젝트 등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후부는 첨단물산업육성기금에 대한 출자 규모를 최대 3000억원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연 600억원씩 5년간 투자하는 방식이다. 민간투자는 정부 출자금 3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최대 3900억원의 기금이 조성된다. 이해관계자 면담 등 다각도 논의를 거쳐 기획예산처와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기존 녹색인프라해외수출지원펀드(녹색펀드)·미래환경산업펀드(미래펀드)와 차별화된 물 특화 펀드로 키우겠다는 것이 기후부의 구상이다.
녹색펀드는 탄소감축, 에너지전환, 순환경제 등 녹색산업 수출기업 투자 지원을 목적으로 2024년 10월 만들어졌다. 정부 출자 3001억원과 민간투자 2091억원을 합쳐 2029년까지 5092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래펀드는 2017년 환경·녹색분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됐다. 작년까지 5108억원 규모의 18개 자펀드를 통해 161개 기업에 3015억원이 투자됐다. 전체 투자액 89%가 환경·녹색산업 분야에 투입됐다. 기후부는 올해 두 기금에 600억원(녹색), 567억원(미래)을 출자했다.
기존의 두 기금에도 물분야가 포함되지만 비중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녹색펀드가 진행 중인 주요 5개 프로젝트 중 물산업은 없고, 미래펀드의 경우 현재 지원을 받고 있는 161개 기업 중 물기업은 7개(4.3%)에 불과하다. 기후부 관계자는 “물기업은 사용후배터리, 태양광 등 자원순환·에너지 분야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으로 보인”"고 전했다.
첨단물산업육성기금에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공정에서 반도체 웨이퍼와 생산설비 세정에 쓰이는 초순수(Ultrapure Water)를 비롯해 물·에너지 융합 분야 등이 지원 대상으로 명시될 공산이 크다.
특히 일본·미국 등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초순수 분야는 현재 기후부 주도로 고강도 국산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초순수 공급 전 과정에 걸쳐 국산화율을 90% 이상 달성(현재 소부장 70% 수준)하는 것이 목표다. 해당 기금이 조성되면 초순수 자립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후부는 올해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공기관 12개사와 학계, 산업계가 참여한 ‘물·에너지 융합 포럼’을 통해 △수열에너지 고속도로 구현 △하수처리장 태양광 확대 등 물·에너지 융합 과제 12개를 선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