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석화·정유업계 직격탄… 27조 정책금융 긴급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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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석화·정유업계부터 릴레이 간담회 본격화
업계 "원료 수급 차질·원가 급등"⋯유동성 지원 요청
정책금융 24.3조 확대…추경 통과 땐 26.8조로 늘어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석유화학, 정유업계 및 정책·민간금융기관과 함께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석유화학·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공급망 위기에 직면한 이들 업종을 위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27조원 가까이 확대하고, 채권 발행 지원 문턱을 대폭 낮추는 등 전방위적 금융 수혈에 나선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향후 주요 피해 산업을 대상으로 이어질 릴레이 간담회의 첫 행보다.

이 위원장은 “석화·정유산업은 중동 공급망과 직결돼 사태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자동차·조선 등 우리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반산업인 만큼 가장 먼저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롯데케미칼, GS칼텍스 등 주요 기업들은 현장의 위기감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과 아프리카 등에서 긴급히 원료를 확보하고 있으나, 사태 장기화 시 생산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발 공급과잉에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쳐 경영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즉각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화답했다. 우선 신용보증기금은 7일부터 중동 피해 중소·중견기업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차환 부담 완화 방안을 시행한다. 만기 도래 시 상환비율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추고, 가산금리와 후순위 인수 비율을 하향 조정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숨통을 틔워준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약 9000억원 규모의 P-CBO 잔액이 혜택을 볼 전망이며, 이 중 석화 기업 물량은 약 1700억원에 달한다. 자금 지원의 ‘실탄’도 보강한다. 산은·기은·신보·수은 등 4개 정책금융기관은 신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기존 20.3조원에서 24.3조원으로 확대한 데 이어, 현재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이 통과될 경우 규모를 26.8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5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민간 금융권 역시 53조원+α 규모의 자율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근본적인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안전판도 마련된다. 원유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안이 논의 중이며, 석화·반도체 등 6개 주력 산업의 사업 재편을 돕는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가 이달 조성을 완료하고 본격 투자를 시작한다.

이 위원장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면밀히 점검해 정책에 즉각 반영할 것”이라며 “중동 상황으로 인해 우리 산업과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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