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석 돔 공연장 필요”…K팝 인프라 확충에 관광 전략 달렸다
콘텐츠만으론 부족…교통·인재·거버넌스까지 ‘복합 전략’ 요구

K콘텐츠와 연계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 ‘전통시장’과 ‘공연 인프라’ 두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고, 이를 지역에 체류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8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관광 산업은 약 39조원 규모로 방한객 소비가 지역 내에서 순환하며 경제 효과를 만들어낸다. 다만 방한 관광객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콘텐츠를 활용해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관광의 핵심 거점은 ‘전통시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K관광마켓’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을 글로벌 관광 명소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 경동시장 △서울 망원시장 △부산 해운대시장 △대구 서문시장 △전주 남부시장 △제주 동문재래시장 등 전국 10개 권역 11개 시장이 대상이다.

선정된 시장에는 브랜드 전략 수립과 해외 마케팅, 체험 프로그램 강화, 체류형 관광 상품 개발 등이 지원된다. 먹거리와 야간 관광, 지역 축제를 결합해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 상권 전반으로 소비가 확산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연 인프라 확충도 또 다른 축으로 부각된다. K팝 공연과 같은 대형 콘텐츠는 단기간에 대규모 관광객을 유입시키고, 숙박·식음료·쇼핑 등 연관 소비를 동반 확대시키는 효과가 크다. 실제 광화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계기로 도심 전반의 소비가 크게 늘며 콘텐츠 관광의 파급력이 확인된 바 있다. 정부와 기업은 이를 지역으로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월 출입 기자단 간담회에서 “세계적 위상의 아티스트가 많지만 이를 수용할 대형 공연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서울아레나 등 주요 공연장이 차질 없이 완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는 5만석 규모의 돔구장급 공연장도 필요하다”며 대형 공연 인프라 확충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신세계그룹도 스타필드 청라를 통해 공연과 쇼핑, 스포츠가 한곳에서 어우러지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 야구 경기뿐 아니라 K팝 공연과 대규모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콘텐츠가 펼쳐질 수 있도록 몰입도와 현장감을 한층 강화한 설계를 적용했다.
한유희 문화평론가는 “지역 공연장이 건설되면 공연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해당 지역을 찾게 되고, 이를 계기로 지역 인지도도 높아질 수 있다”며 “숙박과 식음료 소비가 동반되면서 지역 상권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연장은 K팝 관광 수요를 유입하는 거점이자 지역 인프라 구축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역시 “영화나 드라마 등 K콘텐츠 노출은 매우 강력한 관광 유인 효과를 가진다”며 “SNS 확산과 결합하면 관광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지역 콘텐츠와 연계한 전략적 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관광 동선 자체를 지역으로 확장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슬기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수도권 관광지와 지역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지역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정책이 시급하다”며 “현재는 서울에서 당일 방문 후 돌아오는 관광 패턴이 고착화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은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과 지역 거버넌스가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사업 종료 이후에도 지역이 스스로 발전 전략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지역 관광 활성화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콘텐츠는 지속성이 낮고, 인프라는 활용되지 않으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지역 관광을 이끌 전문 인력을 육성해 콘텐츠와 인프라를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