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제사건 4년 새 3배 폭증…“향후 3년 수사 공백기 불가피” [멈춰선 검찰 수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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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檢 미제‧무죄비율 관리 ‘비상’⋯수사 지연에 비용 눈덩이

‘검·경 수사권 조정’ 영향

당시 특수통 검사들 수사 자제
“부사수 실무 가르치지 못했다”

검사 수사권 제한 움직임 이후
3년간 미제사건 증가율 가팔라

1심 무죄율 작년 처음 1% 넘어
年 5944명 무죄 석방…역대 최고

경찰 불송치 이의신청이 연(年) 5만 건을 넘어서며 사건 처리 병목이 커진 가운데 수사 지연 누적으로 ‘미제 사건’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범죄 대응 속도와 확실성이 떨어질수록 부패 범죄를 비롯해 계약 분쟁‧보조금 부정‧금융 사기 등 경제 활동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최근 5년간 ‘미제 사건 현황’ 및 검찰 1심 무죄율. (그래픽 = 손미경 기자 sssmk@)

3일 본지가 대검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미제 사건 현황’에 따르면 2021년 3만2424건이던 미제 사건은 지난해 말 기준 9만6256건으로 급증했다. 4년 만에 약 세 배(296.9%) 불어난 수치다. 2024년(6만4546건)과 비교해도 1년 새 3만1710건 늘었다.

미제 사건 증가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나타난 사건 처리 체계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수사 단계에서 사건이 조기에 종결되거나 보완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채 판단이 지연되면서 사건이 적체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 검사는 “설령 보완 수사권이 살아남더라도 인력과 경험 단절로 인해 앞으로 최소 2~3년간 수사 공백은 불가피하다”며 “사건 처리 지연은 결국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전가된다”고 염려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둔 2020년에도 동일한 흐름이 감지됐다. 2020년 미제 사건은 지난해와 비슷한 총 9만2869건이었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제한하려는 정치권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검찰 수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검찰 통계 분석이 제기된다.

미제 사건은 말 그대로 ‘미해결 사건(Cold Case)’이다.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범죄나 사고를 일컫는다. 공소시효까지 만료되면 영구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다. 수사 기관은 시효가 지난 사건을 ‘공소권 없음’ 처리한다. 실제 수사권 조정 이듬해인 2022년 5만1825건이던 미제 사건은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재경지검 다른 부장 검사는 “이 때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검찰 특수수사가 대거 자제되는 분위기여서 특수통 사수 검사들이 부사수에게 특수수사 실무를 가르치지 못했다”면서 “당시 특수수사에 몸담던 사법연수원 또는 변호사시험 3년 치 기수가 특수수사 경험이 전무하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수사실무 전수를 선배 사수 검사(부장 검사)가 후배 부사수 검사(수사팀장을 맡은 부부장 검사)에게 도제식으로 교육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 공소청 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 법안 주요 내용. (그래픽 = 김소영 기자 sue@)

올해 미제사건 10만 건 돌파하나

수사권 조정 시기 수치 뛰어넘어

이 같은 수사 공백은 재판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2020년 0.81%에 머물던 1심 무죄율은 2021년 0.99%로 일 년 만에 치솟은 이래 △2022년 0.94% △2023년 0.92% △2024년 0.91%로 0.9%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1.07%로 반등했다. 검찰 1심 무죄율이 1%를 넘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에만 역대 최대인 연간 5944명의 피고인들이 무죄를 선고받아 풀려났다.

공소 유지 첫 단추를 잘못 끼워 1심 재판부터 무죄 판결이 속출하면 범죄 예방과 치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수수사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마약·범죄단체·밀수·기술유출·첨단과학·정보기술·딥페이크·보이스피싱 등 민생 침해와 직결되는 일반 형사부 수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10월 초 검찰청이 공식 폐지되는 과정에서 검찰 요구대로 ‘보완 수사권’을 지켜내더라도 앞으로 불가피한 3년 수사 공백기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청한 형사법 전문가는 “사건들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수없이 오가는 ‘핑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수사 기관 간 경쟁 구도를 해소하고 범죄로 고통 받는 피해자를 중심에 놓는 인권 보호 기관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연합뉴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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