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비용내는 업체 더 빠른 인터넷 제공받아…인터넷 양극화 우려 제기
미국에서 통신사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한 지불한 사업체의 콘텐츠를 더 빠른 인터넷 속도로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인터넷 정책이 도입된다. 인터넷 통신망을 공공재로 간주하고 누구나 차별 없이 쓰게 한다는 ‘망 중립성(net-neutrality)’ 원칙이 사실상 무너진 셈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5일(현지시간) 통신사들의 배급권을 우선 보장해주는 새로운 망 중립성 정책 개정안을 찬성 3표, 반대 2표로 가결처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ISP)가 특정 웹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속도에 차별을 둘 수는 없지만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거래에 따라 빠른 회선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이 법안의 골자다. FCC는 약 4개월간 업계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뒤 올 연말쯤 새 정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구글이나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공급업자들이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같은 ISP와 협상을 통해 추가 비용을 내면 더 빠른 인터넷 회선을 이용해 고객들에게 끊김 없이 빠른 속도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차별할 수 없다는 이른바 ‘망 중립성 정책’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개정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앞서 FCC는 지난 1월 연방항소법원이 광대역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결하자 상고하는 대신 2010년 마련한 망 중립성 원칙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이 마련한 이 방안에는 민주당 성향 위원 2명이 찬성했고 공화당 성향 위원 2명은 반대했다.
앞서 구글과 이베이, 아마존, 야후, 페이스북 등 주요 콘텐츠 기업들은 휠러 위원장에 서한을 보내 “FCC의 망 중립성 개정안은 인터넷에 대한 큰 위협”이라며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돈을 지불한 콘텐츠만 빠른 인터넷 속도로 즐길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대 콘텐츠 공급 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빠른 회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소규모 신생 콘텐츠 공급 업체들은 빠른 회선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