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자문사 랩 수수료 인하 논쟁이 점입가경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트레이딩 댓가로 받는 3%대의 수수료는 비싸다"고 주장 하고 있고 삼성증권은 "수수료가 인하되면 자문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타 증권사들도 "인하 계획 없다", "검토하고 있다"를 잇따라 발표하며 상황을 더욱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작금의 상황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히 수수료를 유지하느냐, 내리느냐가 아닙니다. 수수료를 인하하더라도 그 만큼 운용력 및 상담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자문형 랩은 투자자문사에서 자문을 받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증권사 자체적으로 편입비중을 조절해 주는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입니다.
운용 인력이나 노하우가 충분한 증권사들은 자문사가 선정한 종목을 바탕으로 유망 종목을 선별해 고객들의 자산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꾸려줍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증권사는 자문사 포트폴리오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개인별
맞춤형 상품이 아닌 단순 'OO자문사' 상품에 불과한 것이죠.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논쟁의 핵심도 여기서부터 비롯됩니다. 지난해 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시장 진출에만 급급한 나머지 운용력을 키우는 것에는 소홀했습니다. A증권사 포트폴리오 부서에는 단 2명의의 운용인력 밖에 없다는 얘기는 상 황의 심각성을 짐작케합니다. 물론 인력수와 운용력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들 하나하나 자산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꾸리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운용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난해 말 만난 대형 B증권사 WM본부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솔직히 랩 시장이 진출 초기라 문제가 많습니다. 증권사들에게 돈이 되니까 쉬쉬하고 있는 거죠. 그러나 이대로 가다가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운용력 안되는 증권사는 랩시장 진입을 막아햐 합니다.", 어찌보면 그 분의의 예언(?)이 맞아떨어진 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