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건 수주한 한화오션과 치열한 경쟁 예고
비전투함부터 전투함ㆍ건조까지 기대감 커져
HD현대중공업이 올해 2~3척의 미국 해군 함정 유지ㆍ보수ㆍ정비(MRO) 사업 수주에 뛰어든다. 지난해 입찰 자격을 얻었지만 도크 부족으로 불참했는데, 올해는 본격적으로 입찰에 나서기로 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3사(HD현대중공업ㆍHD현대미포ㆍHD현대삼호)는 13일 경영진 신년 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계획 등을 공유했다.
HD현대중공업은 내달로 예상되는 미 해군 MRO 사업 입찰을 시작으로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고 입찰 자격을 확보했지만, 울산조선소 내 도크가 꽉 차 있어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 함정들이 잇따라 인도되며 여유가 생겼다.
국내 조선업계의 함정 MRO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한화오션이 2건의 사업을 따내며 두각을 드러냈다. 작년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 MRO 사업을 수주했고, 11월에는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 유콘의 정기 수리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두 함정은 올해 상반기 안에 정비를 마치고 인도될 예정이다.
함정 MRO는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은 약 78조 원에서 2029년 88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국내 조선업계가 집중하는 미국 시장 규모만 연간 20조 원에 달한다.
현재 한국 조선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미 해군 함정 사업은 비전투함 MRO로 한정되지만, 향후 전투함 MRO부터 함정 건조까지 사업 분야가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은 번스-톨리프슨 수정법에 따라 군함의 해외 건조와 수리를 금지한다. 그러나 미국 조선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중국 견제 필요성이 커지면서 외국 조선사들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등에서 해오던 7함대 MRO에서 한국이 수주를 따낸 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향후 국내 조선업체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