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R 등 활용해 신체활동 유도해
수백 가지 게임으로 집중력, 흥미 높여
“장애인 자립, 사회 참여 강화할 것”
30평 남짓의 넓지 않은 공간이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뛰어다니는 소리로 가득 찼다. 학생들은 바닥에 투사된 영상에 떠오르는 풍선들을 연신 힘껏 밟아 터뜨리며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약 1분간 풍선을 밟으러 뛰어다니자 어느새 숨이 가빠오기 시작한다. 서울 동대문구에 10일 문을 연 스마트발달트레이닝센터 ‘AI 동트는 센터’의 시범 운영 현장이다.
13일 구립동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지하 1층에 마련된 AI 동트는 센터에서는 센터 개소 이후 첫 시범 운영이 진행됐다. 복지관은 지난해 서울시 스마트발달트레이닝센터사업 공모 사업에 선정돼 약 32평(104.84㎡) 규모의 센터를 조성하고 장애인들의 신체활동과 발달을 지원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날 센터에서는 발달장애 고등학생 6명이 신체활동을 진행했다. 이들 학생은 복지관이 운영하는 계절학교 이용자들로 가벼운 자폐성 장애, 지적 장애 등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센터에 마련된 △증강현실(AR) 액션플로어 △확장현실(XR) 스크린 △휠체어레이싱 △3D 모션 등 4개의 시설을 차례로 이용하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4개 시설 모두 기본적으로 카메라, AR 등을 활용해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이를 게임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바닥 또는 벽에 투사되는 이미지를 만지거나 밟을 경우 이에 반응해 물체가 터지는 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게임을 하는 가운데 신체활동을 유도하며 유산소 운동은 물론 대근육 활동, 상지‧하지 발달 트레이닝 등이 가능하다.
‘게임’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덕분에 참여자들의 흥미도 높다. AI 동트는 센터를 체험한 6명의 학생은 “재미있어요”, “제가 먼저 해볼래요” 등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프로그램에 임하기도 했다.
강보희 구립동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아동청소년행복팀 팀장은 “게임 형식이지만 단순한 게임은 아니다”라며 “게임 종류에 따라 경쟁하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하는 등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신체활동을 유도하는 활동적인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억력이 필요한 카드 짝 맞추기 게임, 시계를 몸으로 표현하며 시간을 인지하는 ‘시계 게임’ 등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되는 게임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다.
또한 기본적으로 ‘게임’을 활용하는 만큼 수많은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로 AR액션플로어에는 64개, XR 스크린에는 98개 게임이 설치돼 있는 등 이 공간에서만 수백 가지의 게임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기존에도 신체활동을 돕는 장애인용 교구가 있었지만 용도가 제한돼 있어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과 달리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긴 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게임이 준비된 덕분에 이날 첫 시범 운영은 무려 95분간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되기도 했다. 비장애인 학생들도 이 정도 시간 집중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 게임 방식으로 흥미를 돋운 덕분에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강 팀장은 “학생들이 게임을 재미있어하다 보니 집중력도 더 오래 가는 것 같다”며 “장애 학생들은 불편함을 느끼면 곧바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행동을 보이는 학생이 없는 것을 보니 다들 잘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향후 프로그램을 정비해 내달부터 AI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날은 학생들을 맡는 아동청소년행복팀이 시범 운영에 참여했지만 성인(성인지역사회누리팀), 중장년(장노년건강지원팀) 등 다양한 연령대의 장애인들이 AI 동트는 센터를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황주연 구립동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장은 “AI 동트는 센터가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한층 더 강화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장애인분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