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D램 공급 과잉 탓…수개월째 떨어지는 시장 가격
올해보다 내년이 좋다…HBM3E 공급과 파운드리 개선 등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발 메모리 공급 과잉 영향이다.
28일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한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개월 동안 집계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77조8435억 원, 영업이익 8조4140억 원이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이보다 낮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현대차증권은 7조7580억 원, DB금융투자와 KB증권은 7조9000억 원 등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0% 증가하지만, 3분기 대비 1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7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반도체) 부문 전체 매출 가운데 D램의 비중이 높은 만큼 시장에서 D램 가격 하락 영향은 실적에 직결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구형 D램 공급량을 늘려나가며 전체적인 시장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올해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넉 달 새 35.7%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구형 D램의 다음 세대인 DDR5와 LPDDR5X로 비중을 점차 옮겨가고 있지만, DDR4와 LPDDR4 등 일부 포트폴리오가 겹쳐 영향을 받고 있다.
파운드리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가동률 부진에 따라 시스템LSI 실적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선단 공정의 기술 경쟁력 복원 △HBM3E(고대역폭메모리 5세대) 12단 공급량 확대와 HBM4(6세대) 시장 조기 진입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으로 시스템LSI 실적 개선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반면, 내년 업황과 실적 예측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범용 D램에 대한 미국의 제재 신호가 감지되고, 북미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들의 자체 가속기 탑재 확대와 고성능컴퓨터(HPC) 투자 확대, 침체를 극복한 메모리 회사들이 일부 제품 감산 가능성이 있다”며 “예측 난이도가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