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3대장 '알리ㆍ테무ㆍ쉬인'도 국내 진출 가속도
오프라인, 업황 부진 속 구조조정…롯데, 지라시에 '흔들'
올해 유통업계는 온ㆍ오프라인채널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된 한 해였다. 온라인에서는 대형 C커머스 공습 속 ‘티메프(티몬ㆍ위메프) 미정산 사태’ 등이 업계를 뒤흔들었다. 고물가와 소비심리 부진에 직면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은 점포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유통가 맏형인 롯데그룹이 때아닌 유동성 위기설이 휘말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통가와 대한민국을 뒤흔든 대표적인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꼽을 수 있다. 7월 큐텐그룹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에서 셀러(판매자)를 대상으로 정산금 미지급 이슈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줄을 이었다. 이로 인해 손실을 입은 셀러와 소비자 수만 대략 50만 명, 피해규모는 추산된 금액만 1조5000억 원 이상이다.
이번 사태 중심인물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자신의 사재를 출연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5개월이 넘은 지금까지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 대표는 사재출연 발언 직후 티메프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신청해 ‘책임 회피’ 논란도 빚었다. 현재 그에 대한 구속영장이 총 3차례 신청됐으나 모두 기각당한 상태다.
소비자들의 선택지 중 티메프가 사라진 상황에서 이커머스업계는 시장 재편에 한창이다. G마켓, 11번가 등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장에 시동을 걸고 나선 것. 여기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은 사상 첫 분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며 업계 최강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쿠팡에 따르면 올 2분기 10조357억 원(73억2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10조6900억 원(78억6600만 달러)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러한 상황 속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으로 대표되는 C커머스 플랫폼들도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고성장을 이어가던 이커머스가 '티메프'라는 복병을 만나 주춤했다면 오프라인채널은 저성장과 소비 침체로 골머리를 앓았다. 백화점업계는 소규모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문을 닫는 곳이 늘었다. 대전 세이백화점이 5월 영업을 종료했고 같은 달 NC백화점 부산서면점이 폐점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도 6월 말 문을 닫았다. 반면 서울 등에 위치한 초대형 백화점 매출은 치솟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올해 누적 매출(거래액)이 3조 원을 넘어서며 2년 째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면세점업계도 매출 급감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주요 면세점들의 분기 적자가 이어지자 인력 구조조정도 뒷따랐다. 신세계면세점은 11월 2015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롯데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도 이보다 앞선 8월 희망퇴직에 나섰다.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그룹사들도 변화에 맞닥뜨렸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실적 부진 속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여 그룹 안팎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을 이달 초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에 약 1조6000억 원에 매각하는 등 계열사 및 자산 매각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승진 인사와 함께 이마트와 백화점에 대한 계열 분리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