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시상식 현장 이모저모
10일(현지시간) 노벨상 연회가 열린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는 조금 서툰 한국어가 울려 퍼졌다. 한 스웨덴 대학생이 한강 작가의 수상 소감 차례를 알리면서 한국어로 이같이 소개한 것. 이는 언론사에 사전 배포된 프로그램 큐시트에는 없던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로 소개를 받은 한 작가는 연단에 올라 차분하게 4분가량의 짧은 영어 수상 소감을 발표했다.
검정 드레스 차림의 한 작가는 남녀가 쌍을 이뤄 입장하는 전통에 따라 스웨덴 마들렌 공주의 남편이 크리스토퍼 오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시상식 연회장에 들어섰다.
시상식에서 한림원 종신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은 한 작가를 무대 중앙으로 호명했고, 무대 좌측에 있는 한 작가가 일어나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에게 다가갔다. 이 순간 무대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 객석에 앉아 있는 관계자들이 기립 박수를 치며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 작가에게 경의를 표했다. 줄곧 담담한 표정이었던 한 작가는 국왕과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악수를 하는 순간 환하게 웃었다.
시상식을 수놓은 다양한 연주곡들도 시선을 끌었다. 스톡홀름 왕립 필하모닉 관현악단은 한 작가를 포함한 수상자들이 무대에 오를 때 모차르트 행진곡을 연주했다.
한 작가가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받은 순간에는 영국의 여성 오보에 연주자 겸 작곡가 루스 깁스가 작곡한 암바르발리아(Ambarvalia)가 울려 퍼졌다.
한편 한 작가는 노벨상 시상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블루카펫'을 밟은 최초의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기 때문에 2000년 이 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블루카펫을 밟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