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시장 신뢰 회복 없이는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요원

입력 2024-12-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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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삼성전자를 향한 동학개미(국내 주식 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무려 11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주문을 써냈다. 온라인 카페에선 “지금 사지 않으면 다시 기회 잡기 힘들다”라는 글들이 넘쳐난다. 해외에서 좋은 소식도 날아들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납품 승인을 위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자산 증식의 기회를 찾아 개미들은 증시를 찾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덫은 곳곳에 있다. 증시를 뒤흔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환율, 외국인 ‘셀 반도체’ 등의 움직임만은 아니다. 대주주에 유리한 쪼개기 상장’, 경영진의 ‘주식 먹튀’, 유상증자 등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원개발사인 오스코텍은 지난달 25일 자회사 제노스코 상장을 앞두고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회사측은 “레이저티닙 마일스톤을 받기까지 첫 투약 후 4개월의 시차가 있다”며 “당장 돈이 없으면 연구를 중단해야 하고 핵심 연구원은 회사를 떠날 것”이라며 제노스코 상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모회사인 오스코텍의 소액주주는 반발한다. 오스코텍이 ‘쪼개기 상장’을 추진해 주주 가치를 훼손하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LS전선도 물적분할 자회사인 LS이브이코리아를 상장시키려 해 논란이다.

이들 기업이 다가 아니다. 국내 분할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총의 18.4%나 된다고 한다.

시장과 기업에 대산 신뢰가 무너지자 개미들은 해외로 둥지를 옮긴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올 3분기 말 기준 9778억 달러에 달했다. 역대 최대치다.

어떤 이는 ‘자본 수출국’ 대열에 올라섰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최근 급증하는 해외 투자는 기업 리스크 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큰 몫을 차진한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나스닥 지수가 28%, 다우존스가 19%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7.5% 하락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기업의 감세와 규제 완화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한 터라 미국 투자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게 뻔해서다.

기울어진 운동장과 시장의 불투명성이 시장을 지배한다면 한국 자본시장이 발전과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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