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조여라" 주문에…5대 은행, 대출금리 줄인상

입력 2023-10-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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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급증, 은행 탓" 지적에 금리 줄인상 전망
신규대출 문 좁아지고 차주 원리금 상환 부담↑

주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연일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목소리를 높인 영향이다. 당분간 가계대출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신규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기존 대출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266억 원으로, 지난달(682조3294억 원)보다 2조6972억 원 증가했다. 이는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의 전달 대비 증가분(1조5174억 원)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달 들어 보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 증가 폭을 크게 웃돌았다.

5대 은행들이 잇따라 주담대, 전세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인상을 결정한 배경이다. KB국민은행은 11일부터 주담대 혼합(고정)·변동금리를 0.1~0.2%포인트(p) 인상했다. 전세자금대출의 고정·변동금리는 0.2%p씩 올렸다.

하나은행은 1일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대출상품인 주담대 상품 등의 금리 감면율을 0.15%p 축소했다. 우리은행은 13일 취급하는 신규대출부터 우대금리의 일종인 본부조정금리를 줄이기로 했다. 5년 변동 주담대 상품 금리는 0.1%p, 그 외 상품 금리는 0.2%p, 전세대출 금리는 0.3%p 인상된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금리를 높여 신규대출 수요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커짐에 따라 은행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억제 요구에 응답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적정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 금리 운용 기준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가계대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주요 은행의 대출 현황을 점검하는 등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조치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통 차원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두 차례 정도 비공식 회의를 진행했다”며 “은행별로 50년 주담대 상품을 포함해 다른 대출 상품의 공급 현황을 듣고, 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시중은행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 내용을 은행 실무자들에게 설명했다”고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은 시장에만 금리를 맡겨두면 변동성이 커지고 (가계부채 수준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 것 같다”며 “금리를 높이는 것이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가장 명확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출금리 상승은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를 올리면 저소득층 등 취약 차주에게 더 부담을 주게 되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이 같은 부작용은 줄이면서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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