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클릭 몇 번에 대출 갈아탄다고?…"금리 낮출 수 있다더니 아쉬움만 남았다"

입력 2023-05-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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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도 안돼 '갈아탈 상품' 추천
문제는 금리·한도 기대 못 미쳐
카카오, 재조회 안내 기능 탑재
사용자 대부분 "아쉬움만 컸다"

▲카카오페이 대환대출 플랫폼 진행 화면 (출처=카카오페이 대환대출 플랫폼 캡처)

“은행에서 연 6.96% 금리로 9000만 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사용 중이었는데 대환대출 조회를 하니 최저금리 연 11.9%, 최대한도 300만 원의 상품이 조회되더라. 기존 (보유하고 있는 대출)상품보다 금리는 두 배 가량 높고, 한도는 대폭 줄어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네이버페이에서 대환대출 조회한 직장인 A씨)

“각종 뉴스를 통해 대환대출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부결이 나왔다. 구체적인 사유도 알 수 없어 답답했다.”(케이뱅크를 이용한 직장인 B씨)

금융 소비자가 금융사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15분 만에 더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오픈한 31일. 금융사간 금리 경쟁을 유도해 갈수록 커지는 차주들의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시작한 첫 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평가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대부분 ‘기대만 부풀려 놓고 실속은 없었다’라는 지적들이 많았다. 기자도 직접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등 플랫폼을 이용해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3개 플랫폼 모두 이용 중인 터라 별도의 등록 절차는 필요가 없었다.

플랫폼 중 유일하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모두 입점해 있는 카카오페이 대환대출 서비스를 먼저 이용했다. 금융당국의 설명대로 카카오페이에서 대환대출 신청은 클릭 몇 번 만으로 가능했다. 마이데이터를 연결해 현재 대출을 받고 있는 현황을 볼 수 있었고, 이 중 대환대출이 가능한 상품을 선택해 갈아타기 작업이 가능했다. 갈아타기가 가능한 기존 대출은 53개 금융사에서 받은 10억 원 이하의 직장인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보증·담보가 없는 대출이다.

▲카카오페이 대환대출 플랫폼 진행 화면 (출처=카카오페이 앱)

이 과정에서 추가 대출이 필요한지 여부도 확인했다. 추가 대출 계획이 있다면 필요한 대출금액을 입력하면 상황에 맞는 대출 조건을 검색해 준다. 한 번에 최대 3개의 신용대출에 한해 조회할 수 있다. 현재 금리와 대출금액을 확인한 후 갈아타려는 대출을 선택해 ‘대출 알아보기’를 누르면 대환대출 조건이 확인된다. 이 때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대출 OX퀴즈 팝업이 나왔다. 카카오페이가 기다리는 시간 퀴즈를 풀며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해 재미 요소를 더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갈아타기를 통해 유리한 대출이 없다고 안내받았다. 카카오페이는 갈아타기에 유리한 대출이 없는 경우 일주일 뒤 같은 조건으로 재조회에서 안내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한, 현재 대환대출을 통해 상환이 어려운 대출 상품은 별도로 안내해 준다.

▲토스 대환대출 플랫폼 진행 화면 (출처=토스 대환대출 서비스 캡처)

토스나 네이버페이를 통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했다. 서비스 이용 시간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대환 가능 여부와 대환 시 최저금리와 최대한도에 맞는 추천 상품 등을 소개해줬다. 특히 갈아타기를 할 경우 기존 대출보다 금리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한도 증감액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 준다. 월평균 이자도 기존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안내해 상품별 차이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문제는 기존 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의 상품이나 한도를 늘릴 만한 상품이 많지는 않다는 점이다. 또한 플랫폼별 입점된 제휴 금융사 수가 달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대환대출 조회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사 간 총 834건의 대출이동을 통해 약 216억 원의 자산이 이동했다. 은행과 은행 간 대출이동 비중이 전체의 90% 수준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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