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사회적 자립 지원 중요해 내실 갖춘 종합 대책 절실
대통령 직속 특위 "부처별 지원 차이로 사각지대 발생…조정방안 마련"
가이드 역할 '조언자' 필요…후견인·멘토 등 사회 전체가 어른 역할 해야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자립 수당을 월 35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고, 연간 공공임대주택 2000호를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또 양육시설에 머무는 '보호연장아동'에 대해서도 일부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하는 자립정착금 지급액을 8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올해 서울·대전·경기·제주는 1500만 원을, 13개 시도는 1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원은 무게감 있게 추진됐지만, 여전히 전담 인력이 부족해 그로 인한 정서적 자립, 사회적 자립을 돕기 위한 지원 방안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 자립 지원 전담 기관에 배치된 인력은 103명으로, 1인당 담당 청년은 100명이 넘는다. 올해 180명까지 늘린다고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1인당 담당 청년은 70명에 달한다. 선진국이 30명가량을 담당하는 것과 비교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보다 내실 있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은경 호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립준비청년의 생활·주거·진로·취업 등 전 분야 자립 지원과 사후관리를 위해 자립지원 전담 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배 교수는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적 불안을 우려했다.
그는 "불안·우울 등 심리·정서적 상태가 취약하나 가족관계 단절 등으로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지지체계도 부족하다"라며 "보호자보다 친구 중심의 사회적 관계로 보호나 조언받을 지지기반이 없어 범죄 노출이나 극단적 선택 등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분한 자립 준비 후 사회에 진출하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공평한 삶의 출발 기회 보장을 위한 소득·주거·취업·심리 등 영역별 맞춤형 자립 지원 강화, 자립 지원 및 사례관리 기반으로 두터운 사후관리 체계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집단 프로그램 방식의 자립 교육으로 일상생활 기술이나 직업, 진로 탐색 등 자립역량 강화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지원 창구의 일원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자립준비청년과 함께서기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장인 정순돌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 부처별로 업무와 법률이 나뉘어 있어 지원에 차이가 생기고 사각지대도 발생했다"라며 "부처 간 장벽을 허물고 일원화해 자립준비청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실례로 복지부에 있는 '바람개비 서포터즈' 같은 경우는 심리·정서적 지원 차원에서 자립준비청년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데 인력 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지원 방안들이 부처가 어디가 됐든 이제는 공통적으로 지원돼야 될 정책으로 언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처 칸막이를 해소하는 데 특위가 조정의 역할을 하면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7월 정도엔 어느 정도 방향이 잡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후견인이나 멘토는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으로 이들이 자발적으로 손을 내밀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자립준비청년은 부모나 후견인이 없어 이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조언자가 필요한 데 이들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시민단체나 NGO(비정부기구) 등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캠페인도 벌이고 있지만 우리 사회 전체가 어른으로서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어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두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