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운사, 서방 제재로 빚 못 갚을 위기에 유조선 등 자산 매각

입력 2022-05-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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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제재로 15일까지 유럽 금융회사에 대출금 갚아야
유조선‧천연가스운반선 등 40척 판매 소식도
제재 회피 위한 위장 매각 의혹도 제기돼

▲2018년 2월 3일 러시아 국영선사 소브콤플로트의 다기능 쇄빙 대기선 예브게니 프리마코프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정박해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국영선사 소브콤플로트가 유조선 등 자산 매각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형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는 서방 은행에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대출금을 갚기 위해 중동과 아시아에 유조선과 천연가스운반선 9척을 팔았다.

두바이 코반시핑(Koban Shipping)이 유조선 5척, 싱가포르 해운사 이스턴퍼시픽시핑은 천연가스운반선 4척을 구매했다. 이스턴퍼시픽시핑은 소브콤플로트에 7억 달러(약 9000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항만운영업체인 차이나머천트홀딩스를 포함한 다른 기업도 소브콤플로트와 협상 중에 있다.

소브콤플로트의 자산 매각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와 관련이 있다. EU 제재로 유럽에 적을 둔 금융회사들은 15일까지 대출을 회수하는 등 러시아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소브콤플로트도 그 중 하나로 유럽 금융회사들에 15일까지 일시에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소브콤플로트가 서방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소브콤플로트가 자사가 소유한 선박 3분의 1을 매각할 수 있다고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가 보도했다. 소브콤플로트는 유조선, 천연가스운반선, 쇄빙선 등 122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소브콤플로트의 유조선 매각은 위장 거래로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소브콤플로트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에 의해 처음으로 제재를 받은 13개 러시아 기업 중 하나다. 그로 인해 미국 영해 통과가 금지되고 운송 화물에 대한 보험증권 발급도 중단됐다. 이 같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명의만 외국 회사로 옮긴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브콤플로트는 "노후 선박과 더불어 러시아 해운사에 대한 제재 탓에 운항이 힘들어진 선박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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