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거리두기 해제 첫날, 골목상권부터 대학·기업까지 “싱숭생숭해요”

입력 2022-04-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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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1개월 만에 ‘일상회복’..식당가·대학·기업 살펴보니

식당 입구엔 24시간 영업 홍보
대학가는 “축제·문화제 검토”
기업은 “재택근무 해제 및 축소"

▲을지로입구역 식당가 골목이 붐비는 모습. (김채빈 수습 기자 chaebi@)

“(2년 1개월 만에) 마음이 정말 싱숭생숭합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종각역 젊음의 거리에서 5년 이상 횟집을 운영하는 양이민(가명,38)씨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드디어 새벽까지 영업하게 됐다"면서 "(이날 새벽부터) 단체 회식을 중심으로 매출도 늘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이 757일 만에 해제되면서 골목상권부터 대학가·기업까지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이투데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첫날 식당가·대학가·기업들의 표정을 담아봤다.

점심 약속에도 단체 예약 많아져

18일 오전 11시 40분께 직장인이 즐비한 광화문부터 을지로입구역 주변 식당가에는 삼삼오오 모여든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감자탕을 파는 가게 앞에서 줄을 선 이상현(34) 씨는 "평소에는 코로나 조심하려고 도시락 시켜먹었는데, 오늘은 팀원들끼리 오랜만에 나왔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인원에 맞게 테이블을 나눠놓은 탓에 단체석을 마련해두지 못한 식당도 있었다. 한 보쌈집 종업원은 "원래는 혼자 밥 먹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다르다"며 "인원수가 많은 저녁 예약도 꽉 차 있어서 테이블도 붙여야 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종업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내건 식당. (김채빈 수습 기자 chaebi@)

야간 시간대에 아르바이트를 새로 구하는 식당도 있었다. 종로에 있는 한 주점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홀서빙과 주방 보조를 할 종업원을 구한다는 구인 공고를 내걸었다.

축제·행사에 들뜬 대학가…재택근무 해제하는 기업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4·18 학생의거 기념 구국대장정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년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됐던 대학가는 들뜬 분위기다. 서울 일부 대학들은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5월 축제 개최를 계획 중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축제 또는 소규모 문화제에 대해 긍정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대면 수업이 확대되는 중앙대 재학생 김영서(22·가명)씨는 “캠퍼스에 와서 수업을 받는 게 사실상 처음이다. 학교 행사도 열린 적이 없었다”면서 “거리두기 완전 해제로 올해는 대학생 때에만 할 수 있는 경험들을 다양하게 쌓고 싶다”고 밝혔다.

초·중·고교도 빠르면 5월 초부터 일상을 회복한다. 교육부는 이달 20일 학교의 일상회복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확진 학생의 등교·시험 응시와 수학여행·현장학습 허용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도 서서히 완화된 방역지침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부분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며 완화된 사내 방역 지침을 공지했다. 그동안 금지됐던 대면 회의, 집합 교육, 출장 행사 등이 제한적으로 재개됐다.

LG그룹 계열사는 현재 50%인 재택근무 비율을 18일부터 30%로 낮췄다. 회의, 교육 및 행사, 회식 등 사내 모임에서 인원수를 제한했던 조치도 해제한다. 포스코는 앞서 이달 1일부터 재택근무를 전격 해제했다. 다른 포스코 그룹사도 전면 출근으로 전환하거나 전환할 예정이다.

구로디지털단지 내 근무하고 있는 김현정(29) 씨는 "사내에서는 코로나로 미뤄둔 해외 워크숍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며 "앞으로 바빠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에 거리두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거리두기 해제 조치는 환영하지만 바로 회식이나 모임이 잦아들진 않을 것”이라며 “(매출 이익 증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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