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글 포위망 한층 좁혀…텍사스 등 10개 주정부, 반독점 소송 제기

입력 2020-12-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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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검색 대상 법무부 제소에 이어 두 번째 법적 행동
온라인 광고시장 겨냥…매출 80%가 광고서 나와
“구글, 독점 지위 유지하고자 페이스북과 모종의 거래도”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에 대한 반독점 칼을 빼들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반독점’ 칼날을 휘두르며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숨통을 죄고 있다. 지난 10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약 20년 만에 거대 IT 기업으로 부상한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 실리콘밸리 공룡과의 전쟁 포문을 열었던 미국 정부가 2차전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텍사스를 포함한 미국 10개 주 법무장관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정부가 인터넷 검색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글에 대한 포위망을 좁히는 것이다. 10월 검색 시장에서의 반독점 행위를 문제 삼은 데 이어 이번은 온라인 광고시장을 겨냥했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구글로서는 치명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은 소장에서 “구글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경쟁을 저해하고 웹사이트, 광고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구글이 광고주와 광고를 게재하는 웹사이트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광고주의 비용이 올라가거나 웹사이트 측의 광고 수입을 제한하는 손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켄 팍스톤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트위터에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밝히며 함께 올린 영상에서 “골리앗 구글이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면서 “야구에 비유하면 구글이 투수, 타자, 심판을 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소장에는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의 왕’ 지위를 유지하는데 페이스북과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됐다. 소장에는 삭제됐지만 소식통은 구글 내부에서 해당 거래를 코드명 ‘제다이 블루’로 불렀다고 밝혔다. 제다이 블루는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제다이 기사에서 따왔다.

페이스북이 2017년 온라인 광고 시장의 라이벌로 떠오르자 구글은 페이스북과 협약을 체결, 온라인 광고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대신 페이스북에 구글이 운영하는 다른 광고 거래에서 혜택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텍사스가 주도한 이번 제소는 특히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구글의 급소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461억 달러(약 50조4000억 원)였다. 그 중 80%가 인터넷 광고에서 나왔다.

올해 미국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구글은 29%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년보다 낮아지지만, 2위 페이스북보다 약 6%포인트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50%를 넘어 두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공룡을 겨냥한 당국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달 초 페이스북의 과거 인수·합병(M&A)를 놓고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제소하는 등 거대 IT 기업의 성장을 이끈 핵심 사업에 당국이 칼을 겨누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전날 구글을 포함한 미국 IT 대기업을 염두에 두고 반독점 위반 행위 시 거액의 벌금 부과는 물론 운영 중단과 기업 분할까지 강제할 수 있는 새 규제를 제시했다.

구글은 이번 소송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면서 “우리는 최고의 광고 서비스에 투자했고 그 혜택을 소비자들이 누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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