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부문 중 하나로 글로벌 공급망을 들었다. 코로나19가 상당 기간 글로벌 교역 사이클의 수준을 한 단계 추가 추락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글로벌 교역 규모가 전년 대비 약 12.9% 감소하고 2021년 말에 이르러서야 교역 규모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관적 시나리오의 경우 2020년 교역 규모가 약 31.9% 추락하는 동시에 2021년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글로벌 교역 성장 사이클의 위축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대변되는 보호무역주의 등 자국 우선주의 경향을 더욱 강화할 여지가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 분위기는 우선 미국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것.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내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 목소리가 힘을 더해가고 있으며, 실제로 리쇼어링에 이어 니어쇼어링 혹은 ‘China+1’과 같은 용어가 등장하고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 현상 및 니어쇼어링 현상이 글로벌 경제의 블록화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교역 사이클은 물론 경제성장 사이클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또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언택트(Untact) 산업의 성장도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고 판단했다. 언택트 산업의 경우 원자재, 중간재 그리고 최종재라는 개념이 불분명해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필요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핵심 기술과 콘텐츠가 언택트 산업의 경우 핵이라는 측면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기반을 둔 분업 구조보다 집중화된 독점적 지위가 중요시된다는 것.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중단과 언택트 산업의 부상이 자국 우선주의 성향은 물론 기술패권 경쟁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복원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분위기가 포스트 코로나 경제 생태계를 지배할 경우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압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동시에 국가 간 경제 차별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에 기대어 성장한 국내 수출 사이클 역시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