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목요일] 글로벌 금융시장, ‘코로나19’ 공포에 금융위기보다 더한 혼란

입력 2020-03-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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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안전자산인 금·미국채도 매도세 번져

▲뉴욕증시 다우지수 최근 5거래일간 추이. 12일(현지시간) 종가 2만1200.62. ※9일 국제유가 급락에 2000포인트 이상 폭락 마감/10일 미국 재정 부양책 기대감에 1100포인트가량 급등/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약 1400포인트 폭락/12일 미국의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에 2300포인트가량 폭락. 출처 CNBC
글로벌 금융시장이 12일(현지시간) ‘피의 목요일’을 맞이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까지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경제와 시장에 막대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한 혼란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도 시장을 실망시켰다. 내놓은 경제 지원 조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유럽발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강경 조치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일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조치를 쏟아내고 있지만, 이미 악화한 시장 심리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충격적인 폭락세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352.60포인트(9.99%) 폭락한 2만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260.74포인트(9.51%) 추락한 2480.64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43% 빠졌다.

이날 다우지수의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15일의 7.87%를 제치고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인 1987년 10월 19일(22.61%) 이후 가장 컸다. 포인트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개장과 거의 동시에 7% 이상 폭락, 15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9일에 이어 이번 주에만 두 차례가 발동된 것이다.

유럽증시도 쑥대밭이 됐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 프랑스 파리증시 CAC40 지수가 일제히 10% 이상 급락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Stoxx50 지수는 12.40% 급락한 2545.23로 거래를 종료하면서, 지수 역사상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을 찍었다. 유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도 16.92%나 미끄러지면서, 1998년 지수가 탄생한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역시 주저앉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4.5% 폭락했으며,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런던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7.2%(2.57달러) 급락했다.

미국의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로 원유 수요가 한층 더 압박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CNBC방송은 원유 시장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 미국과 유럽 간 항공노선이 중단되면 하루 60만 배럴의 항공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미국채 시장에도 매도세가 번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金)은 전날보다 3.2%(52달러) 내린 온스당 159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적인 주가 하락 속에서 금을 매도해 이익을 확정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풀이했다.

글로벌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2.5bp(bp=0.01%포인트) 오른 0.842%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CNBC는 “월가의 거대한 매도세가 미국채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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