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보잉, CEO 물갈이...뮐렌버그 가고 캘훈 오고

입력 2019-12-2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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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맥스 파문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책임 물어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CEO가 10월 30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잇단 추락 사고 후폭풍에 737 맥스 기종의 생산 중단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결국 최고경영자(CEO)를 물갈이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잉은 데니스 뮐렌버그 CEO가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의 후임으로는 보잉 이사회 만장일치로 데이비드 캘훈 보잉 이사회 의장이 결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13일부터 시작된다. 공식 취임 전까지 그레그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대행을 맡게 된다.

보잉 이사회는 “규제당국, 고객, 주주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회사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변화가 불가피하다 ”라고 CEO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뮐렌버그 CEO는 잇단 추락 사고 이후 미 의회 등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지난 10월 초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지만 CEO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그는 1985년 인턴으로 보잉에 입사했고 2015년 CEO 자리에까지 오른 ‘보잉맨’이었다.

보잉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해 라이온에어 여객기에 이어 올해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총 34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후 세계 40여개국에서 운항이 중단됐다. 각 항공사에 대한 737맥스 인도도 지연되고 있다. 재고가 쌓이자 보잉은 4월부터 해당 기종의 생산을 월 52대에서 줄여 현재 40대 남짓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보잉은 해당 기종의 연내 운항 재개를 기대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이달 중순 운항금지령을 해제하고 내년 1월 관련 조종사 훈련을 승인, 미국 항공사들이 3월 737맥스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하지만 최근 FAA가 보잉 계획에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경영진의 입장이 생산 중단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FAA는 이르면 내년 3월에나 737맥스 기종의 비행통제시스템 개선 방안 관련, 조종사 훈련 방법을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737맥스의 연내 운항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결국 보잉은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부터 737맥스 기종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운항 중단에 따른 생산 지연은 안그래도 경영난에 빠진 보잉을 압박했다. 생산 지연 등으로 이미 생산비 부문에서만 36억 달러(약 4조2178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또 추락사고에 대한 고객 배상비용으로 61억 달러를 책정한 상태다.

회사가 위기에 처한 어려운 시기에 보잉 최고 수장에 오른 캘훈은 보잉이 ‘맥스’ 위기에서 탈출해 안정화를 찾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737 맥스를 교체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기술공학 배경이 전무한 비(非) 보잉 출신이 이를 다루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CEO 전격 교체 소식에 보잉 주가는 2.91%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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