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규제+주택거래위축+계절적요인..처분가능소득·GDP 증가세보다 높고 2분기 다시 늘 듯
1분기(1~3월) 가계빚이 사상처음으로 154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5%를 밑돌며 14년3개월(57분기)만에 최저치에 그쳤다. 정부가 각종 규제책으로 대출증가세를 옥죄고 있는데다, 부동산값 하락에 따른 주택거래 위축과 계절적 요인이 맞물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작년말 기준 3.9%에 그치는 가계 처분가능소득 증가세나, 3.0%를 기록 중인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2분기 중엔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직전분기(1536조7000억원) 대비로도 0.2%(3조3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역시 2013년 1분기(-0.1%, 9000억 감소)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은 1451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1387조2000억원)보다 4.7% 늘었다. 전분기(1446조6000억원)와 비교해서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예금취급기관과 주택금융공사 및 주택도시기금을 합한 주택담보대출은 76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726조1000억원) 보다 4.8%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작년 3~4분기(각각 5.0%) 이래 역대 최저 증가율을 이어갔다. 전분기(756조원)와 비교해서도 0.7% 늘어 2013년 1분기(0.3%) 이후 6년(24분기)만에 가장 적게 증가했다. 주담대를 부문별로 보면 예금은행은 501조3000억원을,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06조7000억원을, 주금공 등은 153조2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서유정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계절적 요인 외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정부 규제, 주택매매거래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계부채 증가율이 가계 가처분소득이나 명목 GDP 증가율 대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4월 속보치가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집단대출 증가로 많이 반등했다. 집단대출 변화상황과 6월부터 적용되는 비은행권 DSR 관리지표, 주택가격에 대한 시장 평가 등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계절적요인과 무이자 할부 이벤트 중단 등이 영향을 미쳤다. 체크카드나 간편결제 등 새로운 지급결제수단이 늘어난 것도 요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