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로 무대 옮긴 미국-중국 '화웨이 공방'

입력 2019-02-24 12:44수정 2019-02-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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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바르셀로나 MWC 개막..美, 대규모 대표단 파견

▲2019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마련된 화웨이 부스. 사진출처:신화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날 선 공방전이 25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로 무대를 옮길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WC 참석을 위해 미국의 대규모 대표단이 스페인으로 향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번 방문은 수개월 간 이어진 화웨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매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 참석해 다른 나라 정부 및 업계 관계자와 만나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와 다른 임무를 띄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설득해 왔다. 중국이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한 뒤 불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을 방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이처럼 유럽 국가 설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유럽이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인 5G 출시에 가장 근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유럽 순방 도중 “만약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화웨이 장비가 설치된다면 그들과 협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화웨이를 핵심 인프라에 사용하는 유럽 동맹국들을 미국과의 정보 공유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의 유럽 설득 작업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핵심 우방들이 미국 주도의 반(反)화웨이 전선에서 이탈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17일 “영국 정부는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위험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국장 출신인 로버트 해니건은 “NCSC가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활용해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5G 네트워크에 중국 기술이 들어온다고 해서 위협이 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평가했다.

독일 정부도 2주 전 관련 부서들이 협의한 결과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통해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화웨이의 5G 통신망 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쪽으로 잠정 결정했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은 “독일이 화웨이를 배제했다는 보도는 오보”라며 “화웨이의 사업 참여 여부를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속적인 공세에 화웨이의 대응 역시 강경하다. 화웨이는 이번 MWC 행사장에 가장 큰 부스를 설치하고, 거대한 전시장 외벽을 자사의 로고로 덮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시로 회사가 움직이고 있다”는 혐의를 부인하고 자신들의 기술력을 강조하며 맞서는 모습이다. 화웨이 마케팅 판매 책임자 펜 송은 “화웨이를 빼고 5G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화웨이 제품의 성능은 타사보다 훨씬 우수하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 역시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가장 진보한 기술력을 가진 우리를 세계가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이 우리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다른 나라를 설득해도 우리를 부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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