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만기 외채 이자 지급 실패…채권단과의 회의도 성과 없이 끝나
수년간의 국제유가 하락과 정치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베네수엘라가 사실상의 국가부도 상태에 빠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CC’에서 ‘선택적 디폴트(SD·Selective Default)’로 강등했다.
S&P는 “베네수엘라가 2019년과 2024년 만기인 외채에 대한 2억 달러(약 2236억 원) 상당의 이자 지급을 하지 못했다”며 “30일간의 유예기간도 지나 등급을 강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보고서는 베네수엘라가 향후 3개월 안에 디폴트를 다시 낼 가능성이 50%라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택적 디폴트 등급은 일부 채무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으나 다른 채무는 상환 가능성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채무 전체에 대한 상환이 불투명하면 신용등급이 국가부도 상태인 ‘D(Default)’로 떨어지게 된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다른 외채 이자 4억2000만 달러에 대해서도 지급 기한이 지나 조만간 또다른 디폴트를 앞두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 페데베사(PDVSA)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신용등급 강등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채권자들의 협의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지 하루 만에 일어난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날 카라카스에서 미국과 일본 영국 콜롬비아 칠레 등 세계 각국의 채권단 대표 100여 명과 회동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채무재조정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제안도 내놓지 않았으며 회의에서 발언한 것도 타렉 엘 아이사미 부통령밖에 없었다. 결국 회의는 약 25분 만에 끝났으며 채권단은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