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적 의미 있는 기록 판단 ... 재판부 내부 논의 과정 등도 담을 듯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전 과정을 담은 백서를 만든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헌재가 직접 개별 심판에 대한 백서를 펴내는 것은 1988년 설립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이수 소장 권한대행이 이끄는 헌재 전원재판부는 최근 이 사건의 헌정사적 의미를 기록하기 위해 백서를 제작하기로 했다. 헌재는 통상 한 사건이 종결되면 양측 주장과 심판 진행 과정을 종합한 ‘자료집’을 만든다. 연구용 기록 목적이다.
사상 첫 정당해산 결정인 통합진보당 사건도 자료집만 제작됐다. 이에 백서 편찬은 헌재가 이번 탄핵심판에 남다른 역사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서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기까지 전 과정이 담길 예정이다. 국회의 탄핵소추 결의부터 91일간 진행된 20차례 변론, 최순실 씨 등 25명의 증인신문 내용 등이 포함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국정 농단’ 의혹 수사 결과 등 사건 기록 6만5000여 쪽도 백서 작성에 상당 부분 반영된다.
특히 그간 알려지지 않은 재판부 내부의 논의나 의사 결정도 백서에 일부 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통령 직무 정지로 재판관 공석을 채우지 못해 생긴 절차적 시비처럼 이번 탄핵심판을 통해 노출된 제도적 미비점에 대한 개선 방향도 제언할 전망이다.
헌재 측은 “(증인에 대한 소환장) 송달과 소재탐지 촉탁 등 절차적 부분,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자료집 제작이 6개월에서 1년 걸린 점을 고려하면 탄핵심판 백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백서는 일반에 공개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일단은 내부 참고용으로 국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