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병역면제 비율 일반인 33배…병무청 "연예인 병역기피자 인터넷 공개한다"

입력 2016-09-12 09:3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해병대를 만기 전역한 배우 현빈(왼쪽)과 병역 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금지된 미국인 가수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40)씨의 모습. (출처=현빈 팬클럽 / 스티브유 SNS)

대한민국 고위공직자의 병역면제 비율이 일반인보다 3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무청은 병역의무를 기피한 연예인과 체육인의 명단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육군 장성 출신인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11일 병무청 제출자료를 바탕으로 고위공직자 병역면제 비율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병역 의무가 있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만5388명 가운데 병역 면제자는 2520명(9.9%)이나 됐다. 10명 중 1명꼴로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징병검사에서 병역면제 비율은 0.3% 수준. 군대에 가지 않고 전시에 근로 지원을 하는 제2국민역까지 합해도 2.1% 수준이다. 그러나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고위공직자는 1만7146명으로, 67.5%밖에 안됐다. 현역으로 군 생활을 한 사람이 10명 중 7명꼴에도 못 미친다.

이같은 고위공직자들의 병역기피 현상은 자녀까지 이어졌다. 고위공직자 자녀들의 병역면제 비율도 일반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병역 의무가 있는 고위공직자 직계비속 1만7689명 가운데 병역면제자는 785명으로, 4.4%에 달했다. 일반인 자녀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병무청은 사회지도층 등의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병적 관리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은 지난 6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내용들을 담은 '병적 관리 방안과 병역 면탈 예방 방안' 등을 보고한 바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이 오는 12월 병무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병무청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병역의무 기피자 600명을 추린 뒤 현재 소명 절차를 밟고 있다. 소명 과정 중 90%가 넘는 547명이 잠정 공개 대상자로 확정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역 입영 기피 427명, 사회복무 소집 기피 82명, 국외 불법 체류 27명, 징병검사 기피 11명 등이다.

병무청은 이들이 실제 병역의무를 기피했는지 소명 절차를 마치는 대로 최종 공개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12월 이들의 이름과 나이, 주소, 기피 일자, 기피 요지, 법 위반 사항 등 6가지 항목이 병무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특히 병역 면탈 사례가 많고 위험성이 높은 연예인과 체육인 등에 대해서도 별도로 병적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올해 안으로 병역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관련 기관과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전날 '고위공직자 병역면제 비율'을 공개하며 문제를 제기한 김중로 의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들이 병역 회피 의혹을 살 만한 질병으로 면제 판정을 받는 것은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