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가을

입력 2016-01-27 10:44수정 2016-05-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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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수자원공사 책임위원
가을엔

내가 많아진다

잊혀져 기억조차 나지 않던 내 모습이

하나 둘 나를 찾는다

아니

찾아보니 보이더라

푸른 향

하나 둘 내곁에서 멀어질수록

희끗희끗 머리털과

세월이 그려낸 검은 주름은

내 품에 더 폭 안겨든다

이게

내 모습이거늘

이게

삶이 그려낸 흔적이거늘

무얼 찾아 그리도

헤매고 헤매다녔었는지

낙엽은 떨어진다 하여

그 생명이 끝을 다한 게 아니듯

나 또한 언젠가

사각사각 그 소리만은 정겹게

알록달록 그 모습만은 아름답게

떨어져도

바람에 흔들릴 줄 아는

땅을 따스히 품을 줄 아는

그런 내가 되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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