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 이재현 회장, ‘파기환송’… CJ그룹 “안도, 형량재고의 길 열려 다행”

입력 2015-09-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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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실형 3년을 선고 받고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업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55) CJ그룹 회장이 실형 확정을 피하고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CJ그룹은 나날이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이 회장이 실형확정은 피해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0일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회장은 건강 문제로 11월 21일까지 구속집행정지 중인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게 됐다.

CJ가 우려하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재현 회장의 실형 확정이다. 만약 이날 징역 3년 실형이 확정됐다면, 바로 구속집행정지 조치가 끝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 회장은 현재 머무는 서울대병원 입원실에서 나와 형집행정지 요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다시 구치소에 수감돼야하는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2013년 신장이식수술 이후 줄곧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대부분의 기간을 병석에서 보냈다. 그는 합병증에 대한 우려와 급격한 체중 감소 등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감염우려 등으로 아버지 빈소도 못 지켰을 정도의 건강상태임을 고려할 때 일부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돼 형량 재고의 기회를 얻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파기환송을 통해 이 회장이 집행유예로 실형을 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CJ도 감형과 집행유예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번에 대법원이 설명한 파기 환송 취지 가운데 “연대보증을 설 당시 주 채무자인 팬 제팬이 변제능력을 전부 상실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대출금 전액을 배임액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등의 의견이 들어있다는 점 감형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CJ는 파기 환송 선고 직후 “고등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된 공소사실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일본 부동산 배임 공소사실이 무죄 취지로 파기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고등법원(파기환송심)에서도 대법원의 파기 취지에 따라 재판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고 잘준비할 계획”이라며 집행유예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 회장은 1600억원대 조세포탈ㆍ횡령ㆍ배임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신장이식수술을 위해 1심 재판 중이던 2013년 8월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이후 수차례 기간을 연장해가며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은 횡령 719억원, 배임 363억원, 조세포탈 260억원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은 비자금 조성에 따른 회삿돈 604억원 횡령혐의를 무죄로 보는 등 일부 유무죄 판단을 다시 해 조세포탈 251억원, 횡령 115억원, 배임 309억원만 유죄로 봤지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공백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추진에서 차질을 빚는 등 공백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2년 3조원에 육박했던 CJ그룹의 투자액은 지난해 2조원을 밑돌았다. CJ대한통운은 충청 지역 물류 터미널 거점 마련을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의사 결정이 미뤄지며 보류했다.

CJ CGV의 해외 극장사업 투자, CJ오쇼핑의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 계획도 미뤄졌다. CJ제일제당은 생물자원 사업부문을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삼고 베트남ㆍ중국 업체와 M&A를 추진했으나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계획이 틀어졌다. 또 경영권을 둘러싼 알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CJ그룹은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 경영 공백을 메우고 있다.

(사진=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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