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정비사업 속도⋯서울시 협의 과제

홍지선 국토교통부 차관이 새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주택정책도 공급계획의 실행과 속도에 한층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김윤덕 장관 체제에서 수도권 주택 공급의 큰 틀과 목표 물량이 이미 제시된 만큼 홍 후보자에게는 이를 실제 인허가와 착공, 입주로 연결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홍 후보자도 첫 메시지부터 신속한 공급과 실행력을 강조하며 현장 집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 후보자는 31일 장관 후보자 지명 후 출근길에서 "선호 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며 주택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정부에서 발표한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이행하되 실제 현장에서 착공되고 입주에 이르기까지 실행력 있는 정책이 되도록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의 발언은 정부 주택정책이 공급계획 발표를 넘어 실제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는 단계로 접어든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정부는 김 장관 체제에서 9·7 대책과 1·29 대책에 이어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내놓으며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을 구체화했다. 8·13 대책에는 수도권 23만 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과 함께 신규 공공택지 사업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방안이 담겼다.
신규 공공택지는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31개월 줄이는 '최단기 착공 모델'을 도입했다.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수립, 보상, 부지 조성 등 사업 절차를 단축해 공급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공공택지의 착공 시점도 1~2년 앞당긴다. 이미 공급 목표와 방향이 제시된 만큼 홍 후보자에게는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공급 집행 속도를 직접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수도권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방안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구청장에게 500가구 이하 규모 인허가권 부여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에 각종 인센티브를 최대한 부여할 것"이라며 "국토부의 주택공급 담당 인력을 늘리고 가용택지는 소규모라도 최대한 추가로 발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 장관 표현대로 '공급 못해 미친' 것처럼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의 이력 역시 이 같은 '실행' 기조와 맞닿아 있다. 홍 후보자는 약 28년간 경기도에서 근무하며 건설국장과 철도항만물류국장, 도시주택실장 등을 거쳤다. 특히 도시주택실장으로 도시·주택 정책을 직접 다루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12월부터는 국토부 2차관으로 도로·철도·항공 등 교통 정책을 총괄했다.
이에 따라 홍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앞서 발표된 대책에 포함된 공급부지의 조기 착공과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의 사업 일정 단축이 우선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공사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등으로 위축된 민간 공급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는 것도 과제다.
전문가들도 이미 공급계획이 제시된 만큼 이제는 실제 집행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은 공급의 실행력이 중요한 시기"라며 "장관이 바뀌더라도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은 아닌 만큼 기존 주택 공급 정책을 얼마나 이어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도 공급 실행력을 좌우할 변수다. 특히 국토부와 서울시는 용산공원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을 놓고 최근 두 차례 장관·시장 회동을 가졌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송 대표는 "앞으로 서울시와 어떻게 협의해 나가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후보자도 이날 "현 주택 상황에서는 신속한 주택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에 따라 서울시 관계자와의 협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별 공급 현안에 대해서는 후보자 신분이라는 점을 들어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러면서 "지방정부에서 많이 근무해 중앙정부의 정책이 지방정부에 내려와 현장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작동하는지를 충분히 경험했다"며 "서울시와 충분히 사전에 협의해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