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1189.4조원, 전월 대비 7.6조 증가
"수도권 주택 수요, 시차 두고 영향"

지난달 국내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2024년 8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늘고 중도금 납부수요가 확대되면서 주택대출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택 관련 수요가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몸집을 불리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정책모기지론 포함)는 전월보다 7조6000억원 늘어난 118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8월(9조2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올해 2월까지 주춤하던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3월부터 4개월여 동안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6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대출 확대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는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한 945조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주담대는 올해 4월(2조7000억원)을 시작으로 석 달째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전세대출 규모가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대출 증가세를 막지는 못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올해 4월부터 늘어난 주택 거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주택대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전세대출이 줄어든 대신 외곽지역 매매로 수요가 옮겨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1~3월) 안정세를 이어가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월부터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월 5000호 수준에 머물렀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월부터 8000호를 웃돌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 역시 2월(2만호) 저점을 찍은 뒤 5월 2만8000호로 증가하며 우상향 중이다.
6월 기타대출 역시 '코스피 불장' 속 개인 주식투자 수요 영향으로 확대됐다. 기타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3조3000억원 증가한 243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전월(3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은 일부 둔화됐으나 두 달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 차장은 "6월 기타대출은 통상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로 하락 압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에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 흐름 역시 주택시장 흐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차장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수급 우려로 서울과 경기 등 주요지역에서 연율 기준 10% 이상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택거래도 장기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택대출은 당분간 상당한 증가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지난해부터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시가 15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의 주담대 한도를 2~4억원으로 낮추는가 하면 올해 4월부터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시켰다. 시중은행들 역시 최근 자체적으로 주택대출 한도를 대폭 낮추며 관리에 나서고 있다.
박 차장은 은행권 주택대출 강화 움직임에 대해 "현재 은행권 대출 현황을 보면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에 상당히 근접해 있는 상태"라면서 "은행들이 당분간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목표를 맞추기 위한 관리 조치를 추가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