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금지 두고 자본시장 '격론'…중복상장 규제 카드로 떠오른 'MoM' 제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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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서청석 기자)

중복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배주주를 의사결정에서 배제하고 일반 주주들만의 다수결로 안건을 결정하는 'MoM(Majority of Minority)'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회사 신규 상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회사 주주가치 희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같은 제도적 개선책을 제안했다.

남길남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과거 2020년을 전후해 불거진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 사례 등에서 보았듯 중복상장의 신규 상장 부문이 모회사 일반 주주의 권익을 훼손하거나 지분 가치를 희석하는 핵심 원인이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적 분할 외에 일반적인 자회사 상장 역시 일반 주주 보호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이번 제도 개선의 본질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주 동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현재 논의할 수 있는 안은 이사회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1안, 거래소가 심각성을 판단해 차등 적용하는 2안, 극단적 예외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다 잡는 3안 전면적 의무화가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3안의 예외 기준에 대해 "모회사 대비 자회사 매출·자산·이익 비중이 모두 10% 미만인 경우처럼 미미한 사례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하며, 홍콩의 경우 자산·매출·이익 등이 하나라도 25% 이상이면 주주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학계, 법조계, 투자자 등 각계 전문가들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전면적 주주 동의 의무화와 MoM 도입을 적극 찬성하는 입장과 기업 경영 자율성 및 법적 정합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섰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은 "한국 기업의 중복상장 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며, 경영진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손실 없이 극대화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3안인 전면적 주주 보호 의무화와 소수주주 다수결(MoM)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예외 기준인 매출·자산·이익 10% 미만 요건은 카카오페이 사례처럼 미래 성장성이 큰 경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예상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장 위축과 현실적 실무의 한계를 지적하는 우려도 나왔다. 김경순 대신증권 IPO본부장은 "자회사 중복상장이 무조건 막힌다면 새로운 산업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꺾여 국가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실무적으로 주총 기준일 이후 주식을 매도한 주주나 관심이 낮은 소수주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참여하지 않는 것을 모두 반대로 규정해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를 요하면 실질적으로 상장을 할 수 없는 규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무적 투자자(FI)의 연쇄 피해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신권 IMM PE 최고법률책임자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 인정 요건을 엄격하게 운영하면 국내 현실상 사실상 상장 금지로 작동할 것"이라며 "지배주주는 지분 희석 우려로 IPO를 철회하고 모험자본의 투자 회수 기회가 봉쇄되면 향후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과소 집행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고광녕 키움인베스트먼트 본부장 역시 "중소·중견기업들이 진행하는 부분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기술 기업들이 모험자본을 통해 리스크를 공유하며 성장하는 과정"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는 차등 규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법 체계적 정합성과 이중 규제 문제를 짚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는 "현행 상법상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 주총 결의 사항이 아님에도 거래소 규정만으로 일반 주주에게 비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법 체계상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3% 룰이나 MoM 도입보다는 기존 법제 하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주총 특별결의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남궁주현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는 "2025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된 상황에서 모든 중복상장을 일률적으로 강하게 사전 통제할 경우 중첩적인 이중 규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국내 상장을 회피하고 해외나 우회 상장으로 갈 유인만 키울 수 있다"며 사안별 차등 규율(2안)을 균형점으로 제시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정책적 기조를 재확인하며 조속한 기준안 마련을 약속했다. 임흥택 한국거래소 상무는 "주주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라는 원칙을 가져가되 다양한 사안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기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이번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은 특정 거래 구조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신뢰라는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며 "원칙 금지, 예외 인정의 기조로 가는 것이 신뢰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으며, 이사회의 주주 충실의무 구체화와 현물배당 활성화 등 실질적인 주주 보호 충족성을 보여주는 방안을 거래소와 함께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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