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천피 일등공신은 개미⋯외인이 던진 ‘18조 삼전닉스’ 받아냈다 [꿈의 8000피 시대]

기사 듣기
00:00 / 00:00

(출처=구글 노트북LM)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며 '꿈의 고지'에 올라선 가운데 '팔천피'를 이끈 주역은 개인투자자였다. 외국인이 '삼전닉스'에서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선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공격적으로 흡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8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수가 7000선에 안착한 이달 4일 이후 불과 8거래일 만에 거둔 성과다. 7000선에 안착한 이달 4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며 코스피 시장에서 누적 20조36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17조883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대부분 소화했다. 기관도 2조4869억원의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과 개인ㆍ기관의 수급이 팽팽하게 맞붙은 가운데 개인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주도한 모양새다.

사상 처음으로 '팔천피'를 넘어선 이날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오전 10시 31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1조944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7611억원, 2466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팔천피 랠리 과정에서 반도체 종목의 거대한 '손바뀜'이 발생했다. 외국인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단기 폭등한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익 확정에 나섰다. 외국인은 삼성전자(-6조 8671억원)와 SK하이닉스(-9조 7130억원)를 비롯해 SK스퀘어(-1조2040억원), 삼성전자우(-1조172억원) 등 반도체 관련주에서만 합산 18조801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외에도 LS ELECTRIC(-4808억원), 삼성중공업(-3914억원) 등 인공지능(AI) 생태계 전반에서 광범위한 수익 실현 움직임을 보였다.

개인은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SK하이닉스(8조549억원)가 차지했으며, 삼성전자(4조8188억원)와 삼성전자우(8222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외국인 매도세의 성격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3월 외국인 순매도가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도망성' 매도였다면, 지금은 단기 급등한 반도체·자동차 업종에서의 '수익 확정'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지분율도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날 기준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시가총액 지분율은 39.54%로, 2020년 3월 이후 6년여만에 39%선까지 상승했다. 올해 초 코스피의 기록적 상승세 속에서도 36~37%대에 머물렀던 지분율이 이달 들어 뛰어오른 것이다. 주가 상승 폭이 매도 규모를 압도한 데다, 반도체에서 확보한 자금을 다른 업종으로 재투입하는 '순환매'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 매도의 절대 규모는 크지만, 시장 규모 대비 비중은 과거 위기 시기보다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총이 6300조원대로 급증한 만큼 5월 일평균 시총 대비 매도 비중은 0.34%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2월(0.47%)이나 3월(0.81%)보다 낮은 데다 지정학적 환경도 우호적"이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단순 차익 실현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