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될까 안될까”…‘머리 빠지게’ 고민하는 정부[자라나라 머리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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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 급여 갑론을박①] 건강보험 급여화, 넘어야 할 산 많아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탈모가) 옛날에는 미용 문제라고 봤는데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이후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다시 정책 테이블 위에 올랐다. 정부가 탈모를 단순 미용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에 나서면서 환자와 제약업계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 부담과 급여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도 만만치 않아 실제 제도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 가능성을 두고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은 일부 원형탈모증 등 병적 탈모에 한해 제한적으로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 탈모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는 비급여다.

탈모 치료 급여화 논의는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관련 공약을 내세우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당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반향이 일었고 정치권에서도 이례적으로 생활밀착형 건강보험 이슈가 대선 의제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논의는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다시 이어졌다. 당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유전적 요인으로 생기는 탈모는 의학적 치료와 연관성이 떨어져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유전병도 유전에 의한 것 아니냐”며 “이걸 병이라고 할 것이냐 아니냐의 개념 정리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무한대 보장이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다면 횟수나 총액 제한을 하는 방식도 검토해보면 좋겠다”며 “보험 적용 시 약값이 내려가는 부분까지 포함해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 문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보험료는 내는데 혜택은 못 받는다고 느끼는 청년층의 소외감이 크다”며 “나는 절실한데 왜 안 해주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이후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올해 2월 12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탈모 치료 급여화를 즉각 추진하기보다 사회적 공론화 과제로 두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정책 추진 시 가장 큰 변수는 재정이다. 탈모 환자 규모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모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해 기준 23만7000명 수준으로 총 380억원 규모의 급여비가 발생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전체 탈모 인구를 약 1000만 명으로 보고 있으며 건강보험 급여 적용 시 연간 2조원 상당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탈모 치료는 장기 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현재 주요 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계열 경구제와 미녹시딜 외용제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지속해서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 적용 시 재정 소요가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국내 탈모 치료 시장은 다수 제네릭 중심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급여 적용 시 처방 환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품목 매출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제약업계에서는 탈모 치료제를 단순 일반의약품 시장이 아닌 장기 처방 중심 만성질환 영역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환자단체는 역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환자단체 관계자는 “탈모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삶의 질 저하 문제는 공감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항암제도 건강보험이 바로 적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다른 중증·필수의료 영역보다 우선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탈모 치료 급여 확대 여부는 의료적 필요성과 임상적 유효성, 비용 대비 효과성, 건강보험 재정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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