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큰손’, 베이비 납시오⋯에코붐 세대, 소비 한 축 차지[VIB 이코노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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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0.8명대...전년 대비 0.05명 늘어
상품 가격보다 품질ㆍ브랜드 중시 성향...늦은 결혼에 경제력 커져
“아이 한명에 집중”...백화점, 1분기 명품 키즈 매출 두자릿수 성장

▲귀한 아이 에코붐 세대 출산율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8명대에 도달,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키즈(Kids) 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1991~1996년생)’가 부모가 되기 시작하면서 연간 출생아 수도 2010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구매력이 높고 자기표현에 능한 ‘에코붐 부모’들은 아이 한 명에게 소비를 집중하는 VIB(Very Important Baby)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VIB는 저출산 기조 속에서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뿐만 아니라 조부모, 이모, 삼촌 등 주변 친인척까지 가세하여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이 덕분에 관련 소비재 시장도 빠르게 프리미엄화 하는 모습이다.

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합계출산율도 0.8명대를 기록하며 2021년(0.81명) 이후 이후 처음 0.8명대에 진입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뜻한다. 여전히 절대적인 출생아 수는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지만, 유통가에선 수요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육아 필수품 중심의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SSG닷컴의 1분기 유모차·카시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기저귀·분유·유아식품 매출도 14% 늘었다.

이는 에코붐 세대의 소비 구조 변화 영향이 크다. 이른바 ‘텐포켓(Ten Pocket)’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친척까지 나서서 자녀 1명에 투자하는 소비 규모가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혼인연령 상승으로 경제력을 갖춘 부모들이 늘면서 가격보다 품질·브랜드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강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프리미엄화 현상은 백화점에서 또렷하게 확인된다.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 ‘명품 키즈’ 매출과 ‘프리미엄 유아용품’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30%, 180%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수입 아동 카테고리 매출도 21.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1분기 ‘명품 키즈’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보다 51.3%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이와 같은 수요에 부응해 프리미엄 아동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는 동시에 체험형 콘텐츠 마련에 적극적이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라인업과 체험형 콘텐츠, 전문 서비스를 결합한 ‘VIB 마케팅’에 공을 들여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백화점은 키즈 콘텐츠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월 타임빌라스 수원에 선보인 ‘슈퍼키즈성장센터’를 통해 유아체육과 물리치료를 결합한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체험형 소비를 강화했다. 점포별 키즈관 리뉴얼도 확대 중이다. 창원점은 최근 키즈관 재단장을 마쳤고, 전주점 역시 리뉴얼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센텀시티점에 △몽클레르 앙팡 △버버리 칠드런 △베이비 디올 △펜디 키즈 등 럭셔리 키즈 브랜드를 유치하며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키즈 인 원더랜드’ 행사를 열고 35개 유아동 브랜드 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며 고객 유입 확대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역시 판교점에 버버리 칠드런과 몽클레르 앙팡을 잇따라 입점시키고, 더현대 대구에는 프리미엄 아동 편집숍 ‘클리클로’를 선보이는 등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매장을 기존 대비 두 배 규모로 확장하며 체험 중심 공간으로 재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출생아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1인당 소비가 크게 늘면서 시장은 질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가격 경쟁과 함께 콘텐츠와 경험을 결합한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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