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봉쇄에 대표팀 비상⋯선수들 '맨손 출국'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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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단의 국제대회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장비를 챙기지 못한 채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대한체육회와 종목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 장기화에 따른 피해 상황을 공개하며 업무 정상화를 촉구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종목은 펜싱이다. 대한펜싱협회는 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장비가 사무실에 보관돼 있지만 건물 출입이 어려워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

펜싱 블레이드(칼)와 경기복, 펜싱화 등 주요 장비를 챙기지 못한 선수들은 급하게 주변에서 장비를 빌려 출국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측은 숙박 예약 비용 송금 등 행정 업무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대회 결과가 향후 국제대회 시드 배정과 세계랭킹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아시아선수권 성적이 다음 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시드 배정에 반영될 수 있어 선수단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제대회 개최를 앞둔 종목단체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다음 주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를 준비 중이지만 외국 선수단 비자 발급 지원 등 필수 행정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체육 단체 직원들을 향한 2차 피해 주장도 나왔다. 일부 관계자들은 업무 정상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개인정보가 온라인상에 퍼졌고, 협박성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우리 선수들이 여론의 돌팔매질을 당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단체들이 협심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현재 핸드볼경기장 입주 9개 종목단체가 겪고 있는 직접적인 금전 피해 규모만 약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체육계는 국제대회 준비와 선수 보호를 위해 조속한 업무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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