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發 ‘충실의무’의 습격…노조 이사진 고발 시 ‘경영의 사법화’ 현실로 [상법 개정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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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부산이전 정부 지원책 촉구
상법 개정안 기반 충실의무 명분
내달 주총 전후 이사진 고발 검토
법조계 “勞 직접권리 성립 어려워”
재계, 경영 차질ㆍ연쇄소송 우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HMM 노조의 본사 부산 이전 반발이 ‘경영의 사법화’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이를 근거로 한 배임 고발 움직임이 현실화하면서 기업 의사결정 전반에 법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 육상노조는 다음 달 8일 주주총회를 전후해 최원혁 대표를 포함한 이사진 5명을 법적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총 전까지 정부의 부산 이전 지원책이 구체화되지 않거나 관련 안건이 의결되지 않을 경우 배임 혐의 적용을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 대표 등 이사회에 대한 배임 고발을 검토 중이며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한 상법 개정안도 고발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이전까지 정부 지원책이 도출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고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조는 본사 이전 추진 과정에서 단체교섭이 진행 중이었음에도 이사회가 본점 소재지 변경 안건을 단독 의결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교섭 결론 이전 정관 변경을 강행한 것은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는 ‘날치기 의결’이라는 주장이다.

▲HMM 선박. (사진=HMM)

핵심 쟁점은 ‘손해 발생 여부’다. 노조는 정부 지원책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사 이전이 추진될 경우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 책임까지 적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시행된 상법 개정안도 이번 고발 검토의 근거로 거론된다.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했다. 노조는 이사회 결정이 주주 이익에 반할 경우 개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논리가 법적으로 성립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노무사건을 주로 다루는 조석영 법무법인 서린 변호사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 것이 핵심인데 이를 근거로 노조가 직접 권리를 주장하는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며 “노동쟁의는 기본적으로 교섭과 쟁의행위를 통해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고소·고발을 우선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계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유사한 고발이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노사 간 이해가 충돌할 때마다 형사 고발이 반복될 경우 분쟁 장기화는 물론 투자·구조조정 등 주요 경영 판단에도 제약이 불가피하다. 충실의무 위반을 고리로 다양한 법적 쟁점이 추가되는 ‘연쇄 소송’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사옥 이전뿐 아니라 각종 투자와 구조조정 등 경영상 판단 전반에 새로운 법적 리스크가 추가될 여지도 크다”며 “사기업을 시작으로 공공기관과 공기업까지 유사한 사례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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