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변하는 결제 환경 속에서 금융사와 유통∙소비재 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제 기술 고도화와 디지털 화폐 확산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개별 기업 중심의 대응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는 6일 발간한 '결제 현대화를 위한 금융 및 유통∙소비재산업 협업 전략' 보고서를 통해 금융∙유통∙소비재 기업이 협업 기반의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점차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결제 데이터와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한 가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양 산업 간 전략적 연계 수준이 기업 성과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금융사 500곳과 유통∙소비재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결제 현대화 수준과 협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유통∙소비재 기업의 54%는 결제 현대화를 향후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금융 기업이 자사의 결제 전략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3%에 그쳤다. 또한 맞춤형 결제 솔루션을 제공받고 있다고 느끼는 유통∙소비재사는 45%에 불과해, 금융사와 유통∙소비재 기업 간 협업 수준이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 모두 결제 현대화에 대한 투자 의지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소비재 기업은 향후 1년간 관련 예산을 평균 2.5% 늘릴 계획이며, 금융사 역시 60%가 올해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 기업의 21%는 5~9% 수준의 대폭적인 투자 확대를 예상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금융 기업의 51%는 향후 결제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응답해, 파트너십 중심 경쟁 구도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다만, 결제 현대화 추진 과정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제약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사(66%)와 유통∙소비재사(69%) 모두 높은 구축 비용과 예산 부담을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금융 기업의 62%는 노후화된 레거시 인프라를 혁신의 주요 걸림돌로 지목했다. 결제 시스템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고객 요구 대응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으며, 금융사(41%)과 유통∙소비재사(35%) 모두 고객 경험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상일 삼정KPMG 유통·소비재산업 리더는 "유통·소비재 고객의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끊김 없는(Seamless) 결제 경험과, 보다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결제 경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결제 산업 전반의 혁신과 구조 재편을 동시에 촉진하고 있다"며 "유통·소비재 기업과 은행·카드사 등 금융기관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관계를 넘어, 고객 중심 사고와 민첩성을 핵심 가치로 공유하는 확장형 결제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급변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결제 현대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사들은 최근 회계연도 기준 평균 9690만달러를 관련 분야에 투입했으며, 종합금융서비스와 기업금융 부문은 각각 1억5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유통∙소비재 부문에서는 대형마트와 창고형 매장이 빠르고 효율적인 결제 프로세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으며 가장 큰 투자 규모를 기록했고, 온라인 유통∙소비재사 역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화폐가 결제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선정했다. 향후 3년 내 대부분의 금융 기업이 AI 기반 생체인증을 결제 보안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활용한 자동화 결제 처리도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금융사의 85%는 사기 탐지 및 실시간 위험 분석에 AI 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78%는 고객 행동 기반 개인화 서비스 강화를 위해 AI 활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가격 및 유동성 의사결정 고도화(71%) 역시 주요 투자 영역으로 지목됐다.
디지털 화폐 관련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사의 60%는 프로그래머블 머니와 디지털 원장 기반 시스템 구축을 위해 코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며, 이 비율은 향후 3년 내 7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활용한 중소기업 정산, 스테이블코인 및 자산 토큰화 기반 결제 플랫폼 구축 등도 주요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한편, 결제 산업 내 선도 기업들은 규제를 비용 요인이 아닌 전략적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도기업의 79%는 규제기관과 협력해 혁신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사기방지 규제, 디지털 지갑, 선구매 후결제(BNPL), ISO 20022 등 글로벌 표준 대응 역량에서도 초기 단계 기업 대비 높은 준비 수준을 보였다.
김민규 삼정KPMG 금융산업 리더는 "AI와 디지털 화폐 확산으로 결제 산업은 기술, 규제, 파트너십이 결합된 새로운 경쟁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며 "은행·핀테크·유통사·기술 기업 간 전략적 제휴가 시장 내 차별화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