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급 수급자 10명 중 4.5명 ‘비빈곤층’…수급범위 과감히 조정해야 [기초연금 구조 논쟁]

기사 듣기
00:00 / 00:00

기초연금 수급자 45.3%, 기초연금 안 받아도 빈곤선 이상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기초연금 수급 범위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도 노인 빈곤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빈곤 완화를 위해서는 중산층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던 재원을 줄여 저소득 노인에게 재분배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투데이가 23일 국가데이터처 ‘2025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기초연금의 노인빈곤 개선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급자의 45.3%는 기초연금을 받지 않아도 빈곤선 이상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이 유지되는 ‘비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행 노인 소득 ‘하위 70%’인 기초연금 수급범위를 ’하위 35~40%‘ 수준으로 축소해도 노인빈곤율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탈락자들은 애초에 빈곤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빈곤층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대가로 기초연금 지출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기초연금 지출은 올해 29조1000억원에서 2040년이면 74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화로 수급자가 올해 799만 명에서 2030년 914만 명, 2040년 1207만 명으로 느는 데 더해 매년 물가상승 반영으로 연금액이 인상돼서다.

베이비붐 세대 진입으로 노인 인구 전반의 소득·자산 수준은 매년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기초연금 수급자 중 비빈곤층 비율도 매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하후상박’ 기초연금 개편에도 걸림돌이다. 현재 수급범위와 기준연금액을 그대로 둔 채 ‘부부감액’ 폐지와 물가 연동 인상률 조정만으로 하후상박을 추진하면 재정이 오히려 더 든다. 반면 수급범위 조정으로 비빈곤층에게 지급하던 연금액의 전부나 일부를 빈곤층의 연금액 인상으로 활용하면 더 적은 예산으로 노인빈곤율을 낮출 수 있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발표한 ‘기초연금 선전방식 개편 방향(김도헌·이승희 연구위원)’ 보고서에서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방식을 노인 중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 경우로 설정하되 점진적으로 50% 이하 수준으로 조정해 연금 수급 대상을 사회 전체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빈곤한 노인들로 점차 좁혀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