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4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건 수임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그 과정에서 법조 윤리 문제가 함께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변호사들의 부실 수임 사례 등이 이어지면서 법률 서비스에 대한 신뢰 저하 우려가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법이 금지한 알선수임 등 편법이 등장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A 변호사는 약 7개월간 리딩 사기나 피싱 사건 피해자들을 모집해온 사설 업체와 사기 피해 회복에 관해 업무 제휴를 맺었다. 사건을 알선 수임하는 사실상 브로커 계약이었다. 이는 명백히 변호사법에 명시된 알선수임금지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자신이 기소한 피고인에게 "구형을 줄여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성폭력 피해자의 배상금 3000만원 가량을 빼돌려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국선변호사가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사건을 박리다매식으로 수임하는 행태가 확산되면서 변호사 윤리 훼손과 의뢰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부실 수임 피해를 본 20여명이 모여 '성난의뢰인들'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변호사로부터 입은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함께 논의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구조적인 경쟁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조형근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는 "가장 건설적인 해법은 직무 교육을 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개인 일탈을 교육으로 해결한다는 건 힘들다"며 "부실 수임 등 의무를 다 하지 않는 변호사에 대해 형사 처벌을 확실히 하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는 1년에 법조윤리과목 1시간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명시돼 있지만, 형식적인 교육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조 교수의 지적이다.
폐쇄적이고 가벼운 징계 체계도 지적된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징계 현황 중 '영구 제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비교적 수위가 높은 '제명' 역시 14건에 그쳤다. 반면 전체 징계의 80% 이상이 과태료나 견책 등 가벼운 처분에 집중됐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현재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 변호사 징계 절차를 외부에 개방할 필요도 있다"면서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국내의 변호사 징계가 비교적 가벼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외부적인 감시도 함께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대한변호사협회나 지방변호사회 등이 부실 수임 피해자들의 신고ㆍ민원을 수리하는 절차들을 더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식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