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기능’은 공감대, ‘검사 권한’ 부여엔 이견
“수사·기소 분리 역행” vs “공소 유지를 위한 법리 보완”

정부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을 공개하면서 최대 쟁점이던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를 결론 내리지 않자, 법조계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보완수사 기능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공감대 속에서, 이를 ‘검사’의 권한으로 인정할지를 두고 법학계 의견이 갈리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2일 공소청과 중수청 설치 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도,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는 이번 법안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공소청법 정부안에는 ‘검사의 직무 수행은 형사소송법에 속하는 사항으로 규정한다’는 조항이 담겼는데,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명시하고 있다. 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인정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자, 여당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검찰개혁 추진단은 이후 “송치받은 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 문제는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며 “올해 상반기 내 정부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보완수사권 문제를 당장의 결론 대상에서는 제외하면서도 “공소시효가 임박한 상태에서 사건이 송치됐는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경찰과 검찰을 오가는 데에만 시간이 끝나버린다”며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법학계에서는 보완수사 논의를 단순한 검찰 권한 회복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경찰 수사에서 미비점이 발생할 경우 이를 바로잡을 장치가 전혀 없으면, 실체적 진실 발견과 범죄 피해자 보호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보완수사 논의의 기준을 ‘국민 인권 보호‘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보완수사권을 줄지 말지는 검찰이나 경찰의 권한 문제가 아니라, 어떤 선택이 국민의 인권을 더 잘 보호하느냐로 판단해야 한다”며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의 기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 권한을 누구에게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를 두고는 견해가 갈린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완수사는 필요하지만,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가 검찰 개혁의 핵심 원칙인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게 되면 그 취지는 무색해진다”며 “보완수사는 경찰 내부의 상급 직제나 팀 단위 통제를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사건을 검사가 다시 처음부터 들여다보는 것보다, 경찰 내부에서 상·하위 직제를 통해 수사를 통제하는 방식이 더 신속할 수 있다”며 “검사가 보완수사라는 이유로 직접 수사에 나서면 사실상 재수사로 전락해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수사권을 다시 부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직접 수사에 나서기보다 보완 필요성을 판단해 수사를 요구하는 역할에 머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최소한 ‘보완수사요구권’은 필요하다는 중간 입장도 제기된다. 장 명예교수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지 않더라도, 법률전문가로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짚어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다”며 “검사의 점검 없이 재판으로 넘어가면 유죄 입증이 흔들려 패소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공범 구조나 지휘·책임 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사건 등에서는 현장 경찰의 수사만으로는 필요한 증거가 빠질 가능성이 크고, 공판까지 고려한 수사 역량은 수년간의 실무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영역으로, 이를 경찰이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수사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제한적이더라도 직접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이 공소시효 임박 사건을 예로 들며 보완수사의 예외적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만 더 보완하면 혐의 유무를 가릴 수 있는 사건에서 보완수사 요구 절차만 거치다 보면 공소시효가 지나버릴 위험이 크다”며 “선거법 사건처럼 공소시효가 짧은 사건에서는 시간 자체가 결정적 변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려면 기록 검토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검사의 기소권은 형해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다 적극적으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보완수사권은 어느 기관에 권력을 더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경찰이 수사의 80~90%를 맡아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미진한 부분을 검찰이 10~20% 보완하는 협력 구조가 가장 이상적이다. 서로를 점검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사건을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 범죄 등 법리적으로 복잡한 사건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사건은 민법이나 행정법, 여러 특별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이런 영역은 충분한 법률 전문성이 없으면 놓치기 쉽다”며 “보완수사는 경찰의 잘못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1차 수사에서 미처 포착하지 못한 법리적 쟁점을 전문가가 다시 점검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공소청 체제에서 보완수사 권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는 향후 형소법 개정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법학계에서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건 처리의 실효성과 피해자 보호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소현 기자 sohyun@‧박진희 기자 jinhee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