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기에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주 수익률이 100%를 상회하며 공모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공모주 랠리는 △바이오·헬스케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소부장 △친환경 K-뷰티 등 성장 스토리가 뚜렷한 특정 섹터(업종)로 명확히 좁혀지는 양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이달 5일까지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11개 사(리츠 및 스팩 제외)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29.4%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19.7%)와 코스닥(9.8%)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장 첫날 성적표도 화려하다. 이들 11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27%에 달했다. 직전 분기(7~9월) 신규 상장 16곳의 첫날 평균 수익률이 47%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한 분기 만에 체감 수익률이 3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수익률 상위권에는 바이오·헬스케어 섹터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4일 코스닥에 입성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개발사 에임드바이오는 상장 이틀 만에 공모가 대비 420% 급등하면서 4분기 새내기주 가운데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코스피에 입성한 명인제약은 상장 첫날(10월 1일) 공모가 5만8000원 대비 110.17% 오른 12만1900원에 마감하며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기록, 4분기 공모주 랠리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오 연구 장비 기업 큐리오시스 역시 상장 첫날(11월 13일) 공모가(2만2000원) 대비 300% 오른 8만8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나타내는 등 상승세를 이어받았다.
AI와 반도체 밸류체인(공급망)에서도 수익률 상위 종목이 집중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축이 동시에 강세를 보였다. AI 모델 경량화 및 최적화 기술 기업 노타는 지난달 3일 코스닥에 상장해 첫날 공모가(9100원) 대비 240%대 상승률로 마감했고, 이달 5일 기준 공모가 대비 누적 수익률은 389%에 달한다. 복합 신뢰성 환경 시험 장비 기업 이노테크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7일 따따블을 달성한데 이어 이틑날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 씨엠티엑스는 상장 첫날(11월 20일) 공모가(6만500원) 대비 117.52% 오른 13만1600원에 마감하며 따블을 기록, 4분기 공모주 랠리의 또 다른 주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친환경·비건 뷰티 트렌드를 타고 성장 중인 K-뷰티 기업 아로마티카 약진도 눈에 띈다. 아로마티카는 코스닥 상장 첫날(11월 27일) 장중 공모가(8000원) 대비 2배를 훌쩍 넘기는 ‘따블’을 기록했고, 이달 5일 기준 공모가 대비 누적 수익률은 108% 수준으로 집계됐다.
수익률 상위권을 채운 종목들이 대부분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를 가진 섹터에 속해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주 랠리는 단순히 단기 유동성이 만들어낸 ‘이벤트 장세’라기보다, 뚜렷한 성장 내러티브를 가진 업종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섹터 장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7월 도입된 기관투자가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 제도로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리는 유통물량이 제한된 데다, 투자자들의 섹터별 옥석 가리기까지 맞물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특정 업종에 초과 수익률이 집중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알지노믹스·리브스메드(바이오) △세미파이브(반도체) 등의 업종 구성이 4분기 주도 섹터와 겹치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랠리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있는 업종에 대한 재평가 성격이 강하다”며 “연말·내년 초 대기 물량까지 시장이 소화한다면 해당 섹터를 중심으로 한 ‘종목 장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