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한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건설부문은 일단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건설부문은 유지할 것”이라며 “다른 계열사와의 추가 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이번 합병 이후 삼성중공업에 남은 건설 부문을 가져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에 줄곧 근무해 업계를 잘 아는 부윤경 부사장이 지난 5월 비전자 계열을 담당하는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2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부터 이 같은 관측은 계속됐다.
또 삼성중공업의 건설부문이 삼성물산에 넘어가게 되면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추가 합병설의 설득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4.1%)와 ‘삼성 3세’ 모두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S(17.1%)와 제일모직(1.5%)의 주주로 비금융ㆍ전자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대표체제는 박대영ㆍ박중흠 각자대표 체제 형태로 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그동안 ‘잘 이끌 수 있는 인물’에게 맡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공동대표 체제는 의사결정 합의가 기반이지만 각자대표 체제는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 속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제일모직과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삼성SDI는 박상진 사장이 에너지솔루션부문을, 조남성 사장이 소재부문을 각각 맡았고, 작년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가져온 삼성에버랜드도 김봉영 사장(건설·리조트), 윤주화 사장(패션) ‘투톱 체제’를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대표체제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 없이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일 각각 열린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하고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초일류 종합플랜트 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양사는 오는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